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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4) - 육군25사단 포병연대

3.2초에 한발씩 쾅~ 발사속도 `서프라이즈'

[ 사진설명 ] 육군25사단 포병연대 장병들이 26일 오후 최후방어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는 최대 발사속도의 구현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열정적으로 훈련에 매진해 온 장병들은 32초 만에 10발을 사격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26일 오후 2시 육군25사단 포병연대 207대대 ○○포대.

포반장의 “전 포대 비사격”이라는 구령이 떨어지자 10명 남짓한 장병이 일제히 “전 포대 비사격”이라고 따라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포반장의 제원하달에 이어 사수와 부사수·포수 등이 일사천리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고 폐장약 확인, 장전 등의 절차를 거쳐 포반장의 발사 구령과 함께 첫 포탄이 발사됐다.

첫 포탄이 발사된 직후부터 10발의 포탄을 모두 쏜 후 1번 포수가 약협(소총의 탄피와 같은 부분)을 들고 “포구 이상 무”라고 외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0여 초.

물론 실제 포탄을 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절차는 실전과 같이 진행됐다.

특히 1번 포수가 포탄을 장전한 후 부사수가 신속하게 폐쇄기를 닫는 모습은 마치 정밀기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다.

만약 여기서 부사수와 1번 포수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장전하던 1번 포수의 손이 잘려나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장병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3초에 1발씩 정확하게 포탄을 장전해 발사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얼핏 보기에도 포병부대의 일상적인 훈련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고도로 훈련된 장병들만이 선보일 수 있는 최후방어사격 훈련이지만 연대 장병들은 전부 할 수 있다는 게 박민수(대위) 포대장의 설명이다.

박 포대장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훈련이지만 매일 세 차례 이상 이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런 훈련의 결과 어떤 상황에서도 3분 이내에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과 30여 초 이내에 10발의 포탄을 쏠 수 있는 신속사격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포대는 지난해 8월 19일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연대주관 포대전술훈련에서 10발을 신속하게 연속해서 사격해야 하는 ‘최후방어사격’에서 역대 연대 최고 기록인 32.19초를 기록한 것.

이는 육군이 요구하는 1분 이내에 10발 사격이라는 기준을 절반으로 단축한 것으로 3.2초당 포탄 1발씩을 적진에 날려보낸 셈이다.

당시 부사수로 훈련에 참가했던 한욱 병장은 “1번 포수와 부사수의 호흡뿐만 이니라 전 포대원의 단결된 힘이 최후방어사격의 관건”이라며 “훈련하는 과정에서 힘은 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 부대뿐만 아니라 25사단 포병연대 예하의 전 포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최후방어사격 훈련을 해 왔다. 특히 전시와 동일하게 최대발사속도로 사격하는 데 역점을 두고 훈련해 이날 훈련에 참가한 모든 포대가 40초 이내에 10발을 모두 발사하는 결과를 얻었다.

권태홍(중령) 207대대장은 “어느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최후방어사격 훈련을 하면서 지난 1년간은 쉽지 않았지만 육군이 요구하는 1분에 10발을 넘어서 최대 32초 만에 10발을 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병사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대가 실시하는 최후방어사격이란 말 그대로 적의 돌격을 최후로 저지 및 격멸할 수 있도록 보병진지로부터 200~450m 전방에 90~300m 크기의 선형표적에 화력을 집중 운용하는 계획사격이다.

예를 들어 105㎜ 포대가 최후방어사격을 하면 180m 정면에 3분간 180발의 포탄이 탄착되므로 적의 입장에서는 가장 두려운 반면 아군에게는 구원의 손길과 같은 포병사격이라 할 수 있다.

통상 보병 중대장이 최후의 수단으로 요청하며 화력지원부대에서는 최대발사속도로 사격한다.

최대발사속도 사격은 고도로 숙달된 주특기 능력이 요구됨과 동시에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는 과제라는 게 이 훈련을 처음 시도한 오경식(중령) 213대대장의 말이다.

오 대대장은 “사격 훈련 도중 연대장 지시에 의해 처음 이 사격을 실시했을 때는 육군의 요구 수준에도 못 미쳤던 게 사실”이라며 “전술토의와 워게임을 통해 최선의 방책을 염출해 완벽한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숙달하거나 검증하지 않고서는 결코 싸워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대가 이런 고난도의 최후방어사격을 야외전술훈련의 주요 과제로 선정한 데는 역사적 교훈 때문이다.

6ㆍ25전쟁에서 ‘테르모필레 전투’라고도 불리는 임진강 전투 당시 700명도 채 되지 않은 영국 글로스터 대대가 10배가 넘는 병력을 앞세워 공격해 오는 중공군 3개 사단을 나흘간이나 저지했는데 이때 결정적으로 공헌했던 것이 바로 포병부대의 최후방어사격이었다.

6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포병연대는 당시와 동일한 지역에 주둔하면서 유사시 동일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후방어사격을 당시의 수준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수준으로 반드시 구현해낼 수 있어야 했다.

이런 책임감과 소명의식으로 김태영(대령) 연대장과 전 장병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최후방어사격 훈련에 매진, 3.2초당 1발을 사격하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연대 예하 206대대는 지난해 6월 3군사령부 주관 비사격 점검에서 최초사격요구 접수로부터 초탄 발사까지 2분47초라는 경이로운 결과를 점검관에게 보여줬고 213대대는 포병대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단 선봉대대에 선발됐고, 632대대는 1포병여단이 지난해 12월 주관한 군단 포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부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동부대에 완벽한 화력지원 자신” - 육군25사단 포병연대장 김태영 대령

“주어진 임무를 언제 어디서건 완벽하게 수행해 낼 수 있도록 훈련돼 있는 장병들이 우리 부대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김태영(대령ㆍ사진) 육군25사단 포병연대장은 “보병사단 포병연대의 임무는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기동부대에 대한 완벽한 화력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이런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기초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대장은 “포병의 기본 중에 기본은 포를 잘 쏘는 것이고 이것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교육훈련을 하는 것”이라며 “모든 교육훈련은 효과에 주안점을 두고 실전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대장은 “부대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과를 달성한 병사들에게 인센티브로 줄 휴가증을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며 “힘든 교육훈련이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해 목표한 성과를 달성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교육훈련 성과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교육훈련의 결과, 현재 연대 예하의 어느 포대도 어떤 상황에서든 육군이 포병부대에 요구하는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김 연대장의 말이다.

김 연대장은 “지금 당장 상황을 주더라도 모든 포대가 3분 이내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최대발사속도 사격에서도 포탄 10발을 육군이 요구하는 1분이 아니라 30여 초 이내에 모두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대장은 “지금 나가서 우리 부대원들에게 ‘전쟁을 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으면 누구나 ‘자신 있다’고 대답할 것”이라며 “이런 자신감이 활기차고 신바람나는 부대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이석종, 2011. 1. 27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