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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군의시뮬레이터 (26)

공군1전투비행단 T-50 시뮬레이터 (상)

[ 사진설명 ] 공군1전투비행단의 고등비행교육생 안주영 중위가 T-50 전술훈련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편대비행 연습을 하고 있다. T-50 시뮬레이터는 훈련의 실감을 높이기 위해 장구류를 모두 착용한 채 탑승할 수 있으며, 산소 공급과 G-슈트 작동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현재 공군에서는 운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항공기에 대한 시뮬레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고를 선택해야 한다면 T-50 시뮬레이터를 꼽을 수 있다. 시뮬레이터는 IT기술이 접목되는 것인만큼 최근에 도입한 장비일수록 더 많고 더 좋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운용하고 있는 T-50 시뮬레이터는 우리 공군의 최신식 장비로,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모든 항공기 시뮬레이터들의 장점을 집대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갖출 것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T-50 전술훈련 시뮬레이터는 현재 항공기 시뮬레이터로는 가장 진화된 형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홍문기(소령) 지상교육훈련대대 교관실장은 T-50 고등훈련기 자체도 우수하지만, 시뮬레이터는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더 이상 기능을 추가하면 제작비용과 운용비용이 너무 올라가 실제 항공기를 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T-50 시뮬레이터는 전술훈련 시뮬레이터(FMT : Full Mission Trainer)와 비행절차훈련 시뮬레이터(OFT : Operational Flight Trainer) 두 가지.

먼저 살펴본 FMT는 3층 건물 높이 둥근형태의 시설로 최대 가로 315도 세로 135도의 시야각을 확보하기 위해 돔 형식의 화면을 채택했기 때문에 이러한 외관을 갖게 됐다.

시뮬레이터 내부로 들어서니 2층쯤에 자리 잡고 있는 회색의 조종석과 선명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운용 프로그램 자체가 최근에 개발됐기 때문에 그래픽의 선명함과 자연스러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FMT는 이를 위해 10개의 프로젝터가 영상을 투사해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내도록 돼 있으며, 공격 표적과 타 비행물체를 표시하기 위한 프로젝터도 2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고 한다.

▶ 실제 비행에 근접한 `생생체험'

더욱 놀라운 것은 중력가속도(G)로 인한 체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이었다. 2차원 공간인 지상에서 기동하는 기갑장비나, 주로 평면으로 비행하는 수송기, 헬기 등의 시뮬레이터는 유압장치를 이용해 자세변화를 묘사해 줄 수 있다. 반면 전투기 등 고기동 항공기 시뮬레이터는 모든 움직임을 재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종석은 고정돼 있고, 화면만 돌아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상황에서 G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T-50 FMT는 G-슈트를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교육생이 착용하고 온 G-슈트를 조종석에 연결하면, 급격한 기동을 할 때 G-슈트가 몸에 가하는 압력을 재연해 줌으로써 어떠한 상황에서 G가 걸리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 밖에 산소 공급도 구현되기 때문에 처음 FMT에 오르는 교육생은 비행장구류를 모두 갖춰야 한다. 이날 시범을 보인 교육생 안주영 중위도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교육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예병용(대위) 모의비행훈련교관은 이에 대해 “교육 초반 기재취급에 대해 배울 때는 이렇게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FMT를 이용하지만, 숙달된 뒤에는 다른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헤드셋 정도만 사용한다”고 귀띔했다.

▶ 비행훈련 절반을 시뮬레이터로

교육생 안 중위가 장구를 착용하고 T-50 FMT에 올랐다. 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통제실로 자리를 옮기자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안 중위의 호흡음이 단속적으로 들려와 더욱 실감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1전비 활주로를 박차고 오른 T-50이 어느 정도 고도에 오르자 비상엔진고장상황을 부여했다. 안 중위의 호흡음 가운데 엔진고장을 인지한 교신이 이뤄지고, 안전하게 착륙하는 절차가 시작됐다. 안 중위는 엔진이 멈춘 상황에서도 고도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항공기를 무사히 활주로에 안착시켰다.

[ 사진설명 ] 교관통제실의 각종 장비에 현재 시뮬레이터로 비행 중인 교육생의 각종 현황과 데이터가 표시되고 있다.

▶ 230여 비상상황 담아 기량 향상

1전비에서 실시하는 고등비행과정의 교육생들은 총 55회의 비행을 실시하는데, 그 가운데 28회를 FMT나 OFT로 실시한다. 특히 방금 선보인 것과 같은 비상절차 훈련과 악기상 하에서의 비행은 시뮬레이터로 하는 것이 실제 비행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기에 T-50 FMT는 230여 가지에 이르는 비상상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예 교관은 “여러 가지 비상상황 중에서도 엔진과 전기 계통 문제가 대응하기 어려운 편”이라며 “디지털화된 최신 항공기들은 전기가 없으면 볼 수 없는 계기가 많아지므로, 이런 것에 의지하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대처 능력 배양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을 마친 안 중위는 “실제 비행을 해보면 시뮬레이터를 통한 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다”며 “시뮬레이터도 탑승기회가 제한돼 있는데, 교육생이 원하면 언제든지 탈 수 있도록 수량이 확충된다면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 T-50 고등훈련기

T-50 검독수리(Golden Eagle)는 널리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다. 1989년 국방과학연구소가 KTX-2 고등훈련기 개발을 건의하면서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후 1997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 사와 함께 본격적인 개발을 진행했으며, 2003년 2월 초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자체기술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한 12번째 국가가 됐다. 파생기체로는 TA-50 입문훈련기와 FA-50 경공격기(개발 중),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 이글스 전용 기체 T-50B 등이 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철환, 2011. 7. 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1-07-08 13: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