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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41) 공군군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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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KBS홀에서 열린 2008년 공군군악대의 정기연주회.
지난 17일 오전 계룡대 공군군악대 연습실에서는 성주풀이ㆍ한오백년ㆍ정선아리랑 등 흥겨운 우리 전통 민요가락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공군군악대 장병들이 창설 60주년을 맞아 계획된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던 것. 군악대 출신 오태일 예비역 원사가 편곡해 만든 연주곡 ‘민요묶음’이 웅장한 관현악의 선율에 실려 아름답게 울려지고 있었다.
이날은 이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6ㆍ25전쟁이 한창이던 60년 전 바로 이날 선배들이 대구에서 공군군악대를 창설한 날이기 때문.
오전 연습을 마친 장병들은 오후에는 군악대 건물 내에 아담하게 마련한 역사관 개장식과 창설 60주년 기념 악기 기증식, 공군군악 발전을 위한 학술행사, 창설기념식 등을 이어 갔다.
이날 첫선을 보인 공군군악대 역사관에는 창설 직후부터 최근에 이르는 각종 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특히 1960년 안익태 선생이 귀국해 공군군악대를 지휘해 연주했던 ‘코리아환타지’ 악보와 1957년 서울에서 공연된 공군군악대의 오페라 ‘춘향전’ 포스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역사관 개관식과 함께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악기 기증식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기증된 악기는 알토색소폰과 바이올린. 특히 알토색소폰은 최근 작고한 조형묵 전 공군 군악동우회장이 만든 것이어서 감동을 더했다. 전역 후 악기 제작에 투신,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조 전 회장이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악기제작을 마치고 후배들에게 전달하기 직전 안타깝게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와 함께 군악대 출신으로 국내에 시판되지 않는 귀한 악기만을 제작하는 고종식 씨가 제작한 바이올린도 기증돼 역사관을 장식했다.
이후에는 예비역과 현역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군악발전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창설기념식도 열렸다.
김태관 준위는 “행사에 함께해 준 창설멤버 선배들의 평균 나이가 75세였는데 백발이 돼 60년 만에 만난 전우들과 서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며 “앞으로 ‘군악대 생활은 즐겁습니다’는 군악대가의 가사와 같이 즐거운 군악대가 돼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후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창설 초기
공군군악대는 6ㆍ25전쟁 중이던 1951년 공군본부가 주둔한 대구에서 장병들의 사기양양과 전승의 신념을 고양하며 선무공작 활동 강화를 목적으로 탄생했다. 단지 몇 명에 불과한 전군(轉軍) 장병이 의기투합해서 시작한 공군군악대는 연주병 확보를 위해 학연·지연 등 인맥을 동원했고, 악기를 다룰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한 자로 본인의 의사만 확인되면 육군 또는 경찰악대에 적을 두고 있던 사람들을 일단 공군군악대 주둔지로 데려다 놓는 것으로 그 모습을 갖췄다.
1952년 3월 1일 각종 관악기ㆍ타악기 등으로 무장한 정호상 대위와 대원 43명은 공군본부 연병장에서 거행한 3·1절 기념식에 참석, 연주하는 것으로 실체를 처음 공개했다.
그 무렵 미국에서 유행하던 그랜 밀러 열풍이 한국까지 전해져 공군군악대는 그랜 밀러 스타일의 스윙밴드를 자치적으로 조직하고 ‘후라이 보이 밴드(Fly Boy Band)’라고 명명했다. 특히 연주의 질도 훌륭했지만 곽규석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사회를 봐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후 대원들의 전역에 따라 밴드가 해체되자 곽규석은 ‘후라이 보이’를 아예 자신의 애칭으로 삼아버렸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아직 공군을 대표하는 정식 군악대가 아니었다. 이미 연주전문가들로 구성됐지만 공군106기지전대 군악대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기 때문. 1952년 8월 1일에야 총참모장 명령에 따라 공군본부 군악대로 공식 창설하게 된다.
1955년 1월 공군본부가 서울 여의도 기지로 이동했고 이때 함께 이동한 군악대는 병력과 악기 및 장비의 규모를 확장시키면서 다양한 발전을 이뤘다.
특히 1958년 2월 말 군악대 자체적으로 ‘공군교향악단’을 창단, 7월에는 서울 오페라단이 주최한 ‘춘향전’의 관현악 연주를 맡아 공연하는 등 관악과 현악의 조화를 이룬 음악적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군악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 발전기
1971년 1월 13일 여의도 기지에서 대방동 기지로 이전한 군악대는 1980년 10만 달러를 들여 악기를 구입, 창설 이래 처음으로 100% 악기 확보를 하게 된다. 1980년대에는 군악장비 현대화와 함께 우수 군악요원을 선발해 질적 향상을 이루는 시기였다. 교육사와 군수사에 군악대를 별도 편성, 장병들의 문화 활동을 선도함은 물론 군ㆍ민 유대강화에 기여했다. 이후 1989년 계룡대로 이전했고 육군군악대와 함께 사용하는 현재의 건물을 신축, 1990년 6월 입주했다.
군악대는 창설 이후 줄곧 정기연주회 및 지방 순회연주회를 중심으로 장병 및 대민위안 각종 연주회를 열었다. 또 장병 사기진작 활동과 병영생활 명랑화 및 정서순화를 위한 군가 제작 및 보급업무, 문화선전단 공연 연주지원 활동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군내 각종 의식 및 행사 지원을 비롯해 전국체전ㆍ소년체전 등 전국적 규모의 행사와 아시안게임ㆍ올림픽ㆍ대전엑스포ㆍ서울에어쇼 등 국가적 행사를 지원해 왔다.
[ 사진설명 ] 창설기념일인 지난 17일 문을 연 공군군악대 역사관을 정천용(소령ㆍ오른쪽) 군악대장의 안내로 행사 참가자들이 둘러 보고 있다.
▶ 현재와 미래
2000년대에 들어 빠른 사회적 변화를 인지한 군악대는 일명 ‘퓨전음악회’를 시작으로 매년 여러 장르의 음악과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공군 홍보의 문화사절단으로 활동하면서 부대 규모를 확장, 작전사령부 등 총 6개 부대 23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자위대 음악축제와 아시아 태평양 관악제 등 국제적인 행사에도 참가하고 있다.
지난 60년간 50여 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매년 250회 이상의 행사지원 및 연주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공군군악대는 지난 역사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아시아 최고의 군악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군악대장 정천용 소령- “60년 전통 계승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아시아 최고의 군악대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창설 60주년을 맞은 공군군악대를 이끌고 있는 정천용(소령) 군악대장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지금까지 선배들이 이뤄 놓은 많은 것들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갖고 있다”며 “아무것도 없던 무에서 현재의 6개 부대 230여 명의 대원을 보유한 군악대로 성장한 것처럼 앞으로는 아시아 최고의 군악대를 목표로 모든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군악대장은 “지난 60년간 후라이보이 곽규석, 나훈아, 박현빈, 조인성 등 유명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전우가 군악대를 거쳐 사회에 진출, 각계각층에서 지도자 혹은 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선 훌륭한 자원들이 공군군악대에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군악대장은 “공군군악대에 가면 뭔가 배울 것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학업의 단계에서 한 차원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공군군악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군악대장은 “연주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간부비율을 높이는 것과 국제적인 활동을 위해 우리 전통음악 분야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군악대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다양한 행사에서 대한민국 공군을 빛내는 역할을 수행해 내겠다”고 덧붙였다.
< 출처 : 국방일보 이석종, 2011. 10. 2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