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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86) 육군73사단

최초 민간 헤어숍 입점, 캐시리스 병영 전투형 강군 육성 위해 장병 복지 선결

[ 사진설명 ] 육군73사단은 전투형 강군 육성의 환경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장병 복지 증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병사들이 육군 최초로 사단 내에 설치된 민간 헤어숍 박준 뷰티랩에서 머리를 다듬는 모습.

지난 15일 육군73사단 하수봉(22) 상병은 주말을 맞아 부대 내 입점한 민간 헤어숍 박준뷰티랩으로 향했다. 병사들만 이용하는 이곳에서 머리를 다듬는 데 든 비용은 단돈 1000원. 사회에선 커트 비용만 몇만 원에 달할 정도로 문턱 높은 유명 헤어숍이지만 지난 6월 육군 최초로 사단에 문을 열면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어 하 상병이 발길을 옮긴 곳은 세탁실. 밀린 빨래를 하고 건조기에 넣은 후 전자화폐카드를 단말기에 대자 결제가 이뤄지며 기계가 작동했다. 빨래를 모두 마친 후에는 지난 4월 신축된 자율병영생활관으로 돌아가 같은 계급의 전우들과 함께 주말의 여유를 누렸다.

오는 25일 창설 31주년을 맞는 73사단은 겉보기엔 평범한 동원사단이지만 ‘최초’라는 수식어를 유난히 많이 갖고 있다. 하 상병의 주말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사단에는 육군 최초로 민간 헤어숍인 박준뷰티랩이 입점했다. 헤어숍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군 이발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사단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헤어숍에 북카페와 노래방, 체력단련장까지 한 자리에 모은 영내 문화복합공간 개설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전군 최초로 전면 도입을 시작한 ‘전자화폐(K-CASH) 결제 시스템’도 자랑거리다. 빨래건조기·음료수 자판기·노래방 기기·게임기 등 모든 병영 복지·편의시설에 카드 리더기를 설치해 나라사랑카드 등을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현금 없는 캐시리스 병영이 구현된 덕분에 현금 분실·보관의 불편을 덜 수 있는 것은 물론 동료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와 전투력 손실까지 막을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복지회관 시설을 전면 보수해 서비스를 대폭 개선하고 좁은 군인아파트 2세대를 터 군인가족에게 여유로운 생활공간을 제공하며 매주 수요일인 가족사랑의 날을 철저히 지키는 등 간부 복지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사단이 장병들의 복지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복지야말로 전투를 잘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탄탄한 복지를 통해 장병들이 잘 먹고, 잘 쉬고, 군인인 것에 자부심을 느낄 때 제대로 싸울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복지 외에 싸워 이길 수 있는 일전불사의 전투준비와 강한 교육훈련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육군 ‘최초’의 차기보병사단이라는 사단의 위상도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미래형 동원사단으로서 국방개혁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함 경량화와 함께 리프트와 체인블록을 도입하는 등 모든 물자와 장비를 세트화하고 자동화 운송시스템을 구축, 부대 증편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 대표적인 노력.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 워크’를 표방하며 지휘관·상급자 중심의 행정업무 간소화를 추진하는 것도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다. 보고시 10줄 이내의 핵심내용 위주로 보고하고 관련참모에도 동시에 보고해 결심속도를 빠르게 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 삼아 앞으로 차기동원사단으로 전환될 부대에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데 여념이 없다. 한범석(중령) 작전참모는 “평시 체육 활동도 작전지역 답사로 전환해 작전지역을 앞마당처럼 느낄 수 있게 하고 주야 연속으로 입체적 감시·타격작전을 실시하는 등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글=김가영·사진=이헌구, 2012. 9. 2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