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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91) 육군6포병여단

신속한 사격·진지변환 등 완벽한 화력전투태세 유지

[ 사진설명 ] 지난해 전력화한 육군6포병여단의 K-55A1 자주포가 31일 꽃봉훈련장에서 가상의 적진을 향해 힘차게 포탄을 발사하고 있 다.

우거진 억새가 늦가을의 정취를 더한 31일 경기 포천의 꽃봉훈련장. 한적한 들녘과 다름없던 훈련장이 갑자기 울려퍼진 자주포의 엔진음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육중한 엔진음을 앞세우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육군6포병여단의 K-55A1 자주포.

개량 전인 K-55의 전투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리틀 K-9’으로 불리는 K-55A1은 훈련장에 들어서자마자 포반 단위로 2~3문씩 사격진지를 편성하고 분할진지를 운용했다. 예전 K-55가 포대별로 미리 만들어진 진지를 이용하거나 우회 및 진지변환하던 것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사격명령이 하달되자 즉각 포에 장착된 GPS로 자기위치를 자동 인식하고 관성항법장치를 이용해 방향을 결정한 뒤 사격에 돌입했다. 힘찬 포성이 지축을 흔들었다. 예전에는 초탄발사에 2~11분이 걸리던 시간이 수십 초 단위로 단축되고 분당 최대 발사 속도도 2배로 향상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신속한 사격이었다. 포연이 주변을 자욱하게 감싼 것도 잠시, K-55A1은 생존성 향상을 위해 즉시 진지변환에 들어갔고 잠시 후 눈앞에서 사라졌다. 마치 바람처럼.

이날 이뤄진 실사격훈련은 6·25전쟁 휴전 이듬해인 1954년 창설돼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정예화한 포병여단으로 발전, 완벽한 화력전투태세를 유지하는 6포병여단의 변화된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변화의 핵심에는 지난해 전력화한 K-55A1이 자리잡고 있다. K-55A1 전력화는 부대 훈련과 임무수행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의 K-55는 비록 자주포였지만 자동화 정도가 미흡해 운용은 견인포와 다를 바 없었다. 반면 K-55A1은 사거리가 40% 가까이 향상된 것은 물론 포탄 장전부터 사격제원 산출까지 모든 것이 자동화됐다.

부대는 K-55A1 전력화의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올 초부터 화력전투준비태세 확립을 위한 포병운용 전술토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작전지역 환경을 고려한 축선별 진지변환 모델을 정립해 왔다. 또 장비 특성을 고려해 운용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영진(대위) 포대장은 “K-55A1 전력화로 언제, 어디서라도 즉각적인 사격임무수행이 가능해졌다”며 “K-55A1 포탄사격을 통해 적 도발시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과 적의 핵심세력까지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포라도 다양한 상황조치와 사격, 전술·전기를 연마할 기회가 부족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법.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여단은 훈련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군단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지난해 거저울 포병 종합훈련장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47만㎡ 규모의 꽃봉훈련장을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업그레이드된 포와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훈련장을 확보했다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장병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수순. 전술집중훈련의 일환인 60시간의 단내 나는 연속훈련으로 전투수행능력을 담금질하는 한편 장병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훈련 전 철저히 준비하고 훈련 후에는 장병 개인별 맞춤식 의료서비스와 지휘관 일대일 상담을 통해 보완할 점은 물론 장병 개개인의 애로·건의사항을 수렴해 다음 훈련에 대비하는 것.

또 매월 모범장병과 군인가족을 선발해 안보현장 견학 기회를 제공, 우리가 직면한 안보상황을 인식토록 하는 것은 물론 사기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풍산그룹과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동반자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인터뷰]오원진 육군6포병여단장 “무기체계가 발전할수록 전문성이 중요”

“K-55A1은 이전의 K-55와 비교할 때 새로운 자주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능이 대폭 향상됐습니다. 향상된 기능에 발맞춰 새로운 전술적 운용 개념을 개발·토의하고 교육·훈련시키는 데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원진(준장·육사41기) 육군6포병여단장은 K-55A1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으면서 장병, 특히 간부들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다.

“제 복무지침이 ‘규정과 방침에 근거한 자율과 책임’입니다. 조직에 꼭 필요한 일을 스스로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이때 중요한 것이 장병, 그중에서도 간부의 능력입니다. 이 때문에 좋은 간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업무의 전문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무기체계가 발전할수록 초급간부들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오 여단장은 강조했다.

“K-55A1의 독립성·신속성·자주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하사·중사가 맡고 있는 포반장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일일이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면 이제는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임무를 수행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지요.”

이런 이유로 오 여단장은 포반장 교육대 등의 자체교육을 강화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간부들이 병사들을 통제하는 길은 능력을 갖추고 솔선수범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또 리더십 책자를 구입해 전 간부에게 나눠주며 일독을 권하는가 하면 리더십 초빙강연을 갖고 토론회를 벌여 리더십 연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훈련 하드웨어를 갖추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거저울·꽃봉 등 두 개의 훈련장을 잇따라 개발, 훈련장 부족에 시달리는 다른 부대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제가 이 지역에서만 8년을 근무했습니다. 덕분에 지역 사정과 지리를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죠. 이를 활용하고 군단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훈련 때마다 소음을 측정하면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오 여단장은 탄탄한 훈련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모든 간부가 자신의 직책에서 제 역할을 잘하고 우리 여단도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2. 11. 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