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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94) 육군공병학교

적과 싸워 이기는 정예 전투공병 육성

[ 사진설명 ] 육군공병학교에 입교한 부사관들이 장비초급반 교량전차과정에서 교량통과훈련을 하고 있다.

62만 명. 그동안 육군공병학교를 거쳐 간 인원이다(11월2일 기준). 이처럼 1948년 11월 25일 창설돼 공병 병과의 요람이자 정예 공병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공병학교가 오는 25일로 창설 64주년을 맞는다. 6·25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고 전후에는 밤낮없이 국가재건사업을 펼친 공병인을 배출, 국가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공병학교. 60여 년의 기간 동안 쌓은 성과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시작과 끝은 우리가’라는 모토를 구현하며 ‘정예 공병’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진화하고 있는 공병학교를 찾았다.

창설 64주년 맞은 공병병과의 요람

시대는 변화한다. 그만큼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공병학교도 예외일 수 없다. 그동안 조국 수호와 근대화에 이바지했던 공병학교에 이 시대가 요구하는 또 다른 과제는 ‘전투형 강군’을 주도적으로 완성할 공병인 양성. 그 부름에 호응하기 위해 공병학교는 세밀한 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학교장 이하 모든 학교 관계자는 우리 군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과 인적자원 개발의 시발점이 학교 교육임을 인식하고 학교교육의 목표와 중점을 ‘적과 싸워 이기는 정예 공병 육성’으로 잡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은 바로 ‘효과중심의 전투임무 위주 교육 시행’.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교육은 애초 의도했던 효과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교육에 투입하는 노력과 실적에 상대적으로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효과중심의 교육을 위해 학교는 과정별 교육내용을 면밀히 검토, 야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전장에서 실행 가능한 내용을 야전부대 유형에 맞게 맞춤식으로 교육해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개인별 학습효과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습 저조자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

효과중심의 전투임무 위주 교육 시행

이와 함께 강조하는 것이 ‘초급간부의 전투지휘 및 훈련지도능력 구비’. 여기엔 ‘골목대장형 간부’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학교 교육의 타깃인 초급 간부들의 자신감과 통솔력을 배양하고 체력단련을 강화해 자신감 있게 부하들을 이끌 수 있도록 한 것. 또 지뢰·폭파교육에서 초급간부들이 후반기 교육을 위해 입교한 훈련병들을 지휘해 보도록 함으로써 ‘배우면서 가르치는 것(Learning & Teaching)’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동시에 초급간부들이 모든 편제 장비를 눈감고도 운용할 수 있도록 집중 숙달시키는 것은 물론 장비 조작 때 실시간 상황조치를 병행해 전장 리더십과 전투지휘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교육생들의 전술관 정립을 위해 담임교관이 실시하는 ‘도제식 교육’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학교는 도제식 교육을 위해 전 교관에게 담당과목과 별개로 제병협동작전을 수행할 때 완벽한 공병지원에 관한 스토리텔링식 지도능력을 배양하고 제병협동작전에 대한 자격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과한 우수 교관을 초군반부터 고군반까지 학급별 담임교관으로 임명한다. 담임교관은 자신의 전술관을 전수하며 교육생들의 교육성적과 훈육, 상담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수료 후에도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홈페이지에 ‘담임교관과의 대화’ 란을 개설해 야전 배치 후에도 교육생들이 담임 교관과 상호교류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자신감 있게 부하 이끄는 초급간부 양성

한재호(소령) 전술담임교관은 “담임교관은 교육생에 대한 엄정한 자질평가도 실시해 우수인력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 학생 대장과 함께 소견서를 작성, 개인 자력기록부를 첨부해 야전 지휘관이 지휘활동에 참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생 교육과 동시에 병과임무와 특성에 부합된 자격화 제도 정착 및 발전의 일환으로 지뢰·폭파 자격증 제도도 지난해 도입했다. 병과와 관계없이 전 육군의 위관 장교와 부사관에게 문호를 개방한 결과 시행 첫 해에는 타 병과 응시·합격률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120명 모집에 타 병과 장교·부사관이 98명이나 응시했다.

또 전체 합격자 27명 중 타 병과 인원이 14명이나 합격, 지뢰·폭파 자격증이 타 병과 장교·부사관의 임무수행능력 배양을 위한 전문자격증으로 정착되고 있다.

인터뷰 - 학교장 김준영 소장

“풍부한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골목대장 같은 간부 육성해야”

“간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과 정신력입니다.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야 이를 바탕으로 부하들을 자신 있게 교육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목대장형 간부’ 육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김준영(소장·육사 37기) 육군 공병학교장은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공병’ 학교장이면서 의외로 체력·정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풍부한 전문지식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문지식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부하들을 잘 지휘해 진정한 창끝 전투력 강화를 이룰 수 있는 골목대장 같은 간부가 야전에선 더욱 필요합니다. 따라서 공병학교는 체력과 정신력이라는 기본기 위에 주요 전투기술과 팀 단위 훈련 등 효과중심의 전투임무위주 교육을 집중 실시해 야전에서 자신 있게 부하를 이끌 수 있는 초급간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공병학교장인 동시에 공병병과장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김 학교장은 병과 발전에도 관심이 많다. 효과적인 학교 교육과 병과 발전은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이다.

“효과중심의 교육훈련이 가장 큰 과제지만 병과라는 작은 틀이 아닌, 국가와 군을 위해 공병의 기능을 어떻게 정립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도 늘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국방개혁 기본계획 구현을 위해 미래 공병부대 구조·편성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대외기관과 연계한 연구 및 전투실험을 통해 학교 역량을 확대하는 활동이 이런 관심과 노력의 결과물. 또 시설본부 개편으로 시설기획과 집행분야가 분리됨에 따라 내년에는 시설분야 직무수행능력 강화를 위해 직책별로 세분된 맞춤형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병학교는 지난 64년 동안 조국 근대화의 기수와 국제평화유지활동, 재해·재난 복구사업 인력 배출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모든 학교 장병은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 선진육군 건설의 초석이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글=김가영·사진=정의훈, 2012. 11. 22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