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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01) 육군22사단 쌍호연대 비호대대

전투형 야전부대 창출한다

[ 사진설명 ] 지난 연말 ‘선봉대대’로 선정된 육군22사단 쌍호연대 비호대대 장병들이 눈이 흩날리는 가운데 실전적인 소대공방을 펼치며 전술·전기를 연마하고 있다. [부대제공]

육군22사단 쌍호연대 비호대대 장병들은 남다른 자부심과 각오로 2013년 새해를 맞았다. 비호대대는 지난 연말 사단 내에서 모든 분야에서 걸쳐 가장 우수한 대대에 주어지는 ‘선봉대대’ 표창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단 내 MVP 부대가 된 셈이다. 이외에도 대대가 지난 한 해 동안 이룬 성과는 화려하다. 군단 주최 명령하달 경연대회에서 최우수부대에 등극한 것을 비롯해 사단 편제화기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단 교육훈련 우수대대로도 뽑혀 인접부대들의 부러움 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증이 커진다. 이처럼 눈부신 성과의 비결은 무엇일까. 강한 교육훈련? 물론 입에서 단내가 날 만큼 교육하고 훈련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부대 중 강하게 훈련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을까. ‘진짜’ 비결을 캐묻자 김양하 비호대대장은 ‘소통’을 꼽았다.

대대는 2011년 GOP 철수 후 큰 변화를 맞았다. 흔히 대대가 페바(FEBA)로 불리는 전투지역전단으로 전환되면서 부대 환경과 임무수행 패턴도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대장은 부대 실태를 정밀진단하고 분석한 결과 ‘의사소통 부재’에서 모든 문제점이 시작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먼저 이겨놓고 싸우는 전투형 야전부대 재창출’을 위해 소통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장병 의식 개혁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대대장 주관으로 ‘해오름 병영문화’ 선포식을 가졌다. ‘다시 떠오르는 부대’라는 의미에서 ‘해오름’이라는 용어를 선택했다. 선포식에 이어 현수막과 입간판을 설치하고 일일정신교육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닌 만큼 다음 단계로 복지향상에 착수했다. 병영식당 내부를 개선해 식사 환경을 개선하고 취사병들의 복무의식을 고취했다. 또 장서가 빈약한 데다 간부숙소와 붙어 있어 거의 버려져 있던 병영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간부숙소와 도서관 사이에 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하고 민간 대학의 협조를 얻어 책걸상을 설치했다. 국방부 주관 일일도서 생활화 시범부대로 지정받아 500여 권의 장서를 보강했다. 지역 도서관과 협조해 매달 100권의 신간을 순환 대여함으로써 먹는 욕구와 함께 자기계발 욕구를 충족시켰다. 　

배움의 여건도 보장해 검정고시 응시 병력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지난해 응시한 11명의 장병 전원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부대와 전우들의 도움으로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대입 수시모집에도 합격한 김효성(22) 상병은 “깔끔해진 도서관 시설과 각종 서적이 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군에서도 자기계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통은 간부와 병사 사이의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았다. 부사관 코칭과 행정보급관 워크숍 등을 통해 지휘관-부사관, 부사관-부사관과의 소통시스템을 정착했다. 　

의사소통이 긴밀해질수록 부대관리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최종적으로 지휘관·장교·부사관·병 등 모든 대대원 간의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해 매달 대대장 주관으로 ‘해오름 추진평가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지휘관 정신교육을 대신해 열리는 이 행사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매달 부대운용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 병영 부조리 사례를 공개함으로써 공감의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분기별로는 부대 인근 체육관 등에서 장병 부모님이 참석한 가운데 전 장병이 모여 부대 활동상과 동아리 활동을 발표하는 ‘해오름 대토론회’를 개최해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또 모범장병 등에게는 포상 외박ㆍ표창 등 적합한 동기부여 수단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대신 밝은 병영문화를 저해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할 때 최선을 다하고 쉴 때는 모두가 푹~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처럼 지난 600여 일간 실시한 소통의 인프라 구축이 마침내 전투력 최강 부대라는 수확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김 대대장은 “오는 3월이면 부대 임무가 또다시 바뀌지만, 그동안 해왔던 해오름 운동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빛나는 부대 역사를 써나갈 것”을 다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1. 1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