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부대열전 (139) 육군31사단 순천연대

통합방위+대민지원군과 주민은 하나

[ 사진설명 ]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 육군31사단 순천연대 해안감시기지 장병들이 해안가를 수색 정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라남도 여수와 고흥·순천에서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3건의 국가적 행사가 연이어 개최됐다. 여수세계박람회와 나로호 발사, 지난달 20일 폐막한 순천국제정원박람회가 그것. 그리고 이 같은 행사의 성공에는 이를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한 부대가 있다. 전남 여수와 고흥·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권의 철벽방호를 책임지고 있는 육군31사단 예하 순천연대가 그 주인공이다.

[인터뷰] 차재준 순천연대장 - “장병들의 명품화 추진 민·군 공조로 임무 완수”

‘약무주민 시무부대(若無住民是無部隊) : 주민이 없다면 부대도 없다.’ 순천연대장 차재준(3사25기) 대령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문구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若無湖南, 是無國家’를 개칭해 쓰이는 이 문구는 지역 주민을 떼어 놓고 군의 존재를 따로 논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차 대령은 이를 의미하듯 항상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지원 요청 시에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같은 이유로 지역 관공서와 경찰 등 유관기관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독불장군은 없듯이 이들과의 관계가 해안경계를 더욱 촘촘하고 완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차 연대장의 또 다른 관심은 장병들의 명품화다. 그래서 틈만 나면 ‘명품론’을 역설한다. 명품은 깨끗하고 좋은 시설에서 만들어지고 백화점 1층 같은 가장 좋은 장소에서 팔리며, 또 가진 사람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떳떳하게 보여준다면서 장병들은 짝퉁이 아닌 그런 명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명품 장병과 한마음 한뜻이 된 지역사회, 그리고 유관기관과의 밀접한 공조. 이들이 조화를 이뤄야 부여된 임무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다는 차 연대장.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1000㎞ 해안선 경계, 빈틈은 없다… ‘98 완전작전’ 재현

부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남 동부권 해안에 대한 경계작전이다. 전남 동부권은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여수·광양항만, 나로우주센터 등 국가 중요시설이 산재해 있는 곳. 작전지역도 여수와 순천·광양 등 3개 시와 고흥·구례·곡성·보성 등 4개 군에 걸쳤으며, 책임진 해안선 길이만도 1000여 ㎞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경계작전을 펼치는 데 있어 결코 쉽지만은 않은 환경 조건이다. 하지만, 장병들이 작전에 임하는 태도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

이 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해안선을 따라 위치한 해안감시기지 입구에 붙어 있는 ‘호남의 방패 98 완전작전 재현’이라는 문구의 슬로건이다. 1998년 여수·임포 대간첩작전의 성공을 상기하며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으로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것이다. 여수 대간첩작전은 1998년 12월 18일 여수·임포지역으로 침투를 시도하던 북한의 반잠수정을 임포소초 장병들이 TOD(열상관측장비)를 통해 탐지하고, 신속한 육·해·공군의 합동작전으로 반잠수정을 격침시킨 사건이다.

부대는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매일 실전과 같은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소초에 고정된 TOD를 차량에 탑재해 기동화 운용함으로써 레이더 사각 지역을 제거,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해안 매복진지도 기존의 진지에 8개 소를 추가하고 육군경비정을 통한 해상정찰로 물샐틈없는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평시 적극적인 대민활동으로 주민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매월 해안침투대비 FTX를 비롯해 인근 해군3함대사령부 주관의 지·해·공 합동훈련과 여수 해경 주관의 항만방호훈련을 반기마다 실시함으로써 완벽한 민·군·관·경의 통합방위태세를 완비하고 있다.

‘적은 반드시 내 앞으로 다시 온다.’ 이는 경계에 나서는 부대 장병들이 항상 기억하고 되뇌는 말이다.

[ 사진설명 ] 지난해 연대의 여수엑스포 야간경계작전 모습.

정원박람회·나로호·여수박람회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

순천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난달 20일 목표 관람객 400만 명을 달성하며 184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 같은 성공 개최에는 부대의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 부대는 박람회 기간 내내 초동조치부대를 운용해 24시간 출동대기태세를 유지하며 혹시 모를 적의 도발에 만전을 기했다. 이 기간 동안 연인원 5800여 명의 장병을 투입해 통역과 주차관리 및 교통통제·관람객 안내 등을 지원하며 박람회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특히 6∼8월 사상 유례없는 마른 장마와 폭염, 수천 대의 차량이 내뿜는 열기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임무를 수행, 다른 자원봉사자의 귀감이 됐다는 것이 조직위 등 관계자들의 일관된 평가다.

올해 초 나로호 3차 발사에서도 마찬가지. 지난해 8월 말부터 올해 1월 30일까지 150여 일 동안 우주나로센터 외곽경계를 지원하고 수색정찰과 기동타격대를 운용함으로써 완전작전을 펼쳤다. 아울러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는 93일 동안 여수 지역의 해안경계작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며 행사 안전지원을 펼쳐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였던 박람회의 성공에 기여했다.

앞으로도 이처럼 지역에서 펼쳐지는 국제적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민들을 위해 언제든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앞장서겠다는 것이 장병들의 다짐. 그래서 그들은 항상 외친다. “군과 주민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 출처 : 국방일보 이주형, 2013. 11. 12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