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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40) 육군21사단 의무근무대(백두병원)

연간 3만 8천명 환자 내원일반 사단 의무대의 2배

[ 사진설명 ] 육군21사단 의무근무대(백두병원) 의무병들이 주특기 교육훈련 중 군의관 강지훈 대위가 설명하는 기도 삽관 요령을 경청하고 있다.

전군을 대상으로 한 대회 1등. 한 번은 운이 좋아서 차지할 수 있다. 두 번은 우수한 한두 명의 활약 덕분일 수 있다. 하지만, 세 번 연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순히 운이나 특정인의 활약만으론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국군의무학교에서 개최된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육군21사단 의무근무대(백두병원)가 그런 경우다.

의무인들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이 상을 한두 번도 아니고 2011년 최우수상부터 12년 우수상, 13년 최우수상까지 3년 연속 수상한 데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지 않을까. 그 비결을 찾아 부대를 찾았다.

[인터뷰] 김성식 중령·육군21사단 의무근무대장 - 의무인으로서 욕심내는 상본연의 임무수행 충실해전통을 이어가게 돼 영광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은 부대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의무인으로서 누구나 욕심내는 상이기도 합니다. 그런 대회의 개인과 단체 부문을 석권해 3회 연속 수상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육군21사단 김성식(중령·육사50기) 의무근무대장은 “응급처치 경연대회 3회 연속 수상 기록은 앞으로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상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김 중령은 부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응급처치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없는데다 인근의 산악이 험준해 응급환자가 올 가능성이 어떤 부대보다 큽니다. 이 때문에 의무병 중 가장 우수한 인원을 응급대기에 배치하고 꾸준한 교육훈련을 통해 단련합니다. 또 우리는 사람을 살려야 하는 부대인 만큼 응급대기가 잘못돼 응급환자가 사망하거나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늘 강조합니다.”

완벽한 응급대기를 위해 늘 부대원을 독려했던 만큼 김 중령은 그동안 잘 따라준 장병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1년 동안 현재 부대에서 근무했는데 어떤 부대보다 간부와 병사들이 잘 화합하고 부대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 우리 부대의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이렇게 좋은 부하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응급처치 경연대회 최우수상은 본연의 임무를 좀 더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거둔 수확이라고 설명한 김 중령은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반드시 환자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무인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우리 부대는 최우수 부대의 명예를 이어가고 의무대를 찾는 장병들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응급처치 및 환자진료체계를 혁신하는 것은 물론, 전 장병이 수준 높은 응급처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할 것입니다.”

▲ 환경

일단 부대는 환자를 많이 본다. 연간 3만8000여 명의 환자가 내원한다. 일반 사단 의무근무대의 2배 수준이다. 사단이 책임지는 GOP 정면이 39.2㎞로 다른 부대의 2배에 달한데다 지형이 험준해 부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병들이 몸에 조금 이상을 느껴도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해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는 데 적극적인 부대 분위기도 한몫한다.

지리적으로도 응급환자를 자주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격오지에 위치하다 보니 주변에서 대형 병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역·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응급환자는 부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 당연히 응급환자 처치 경험이 비슷한 규모의 다른 부대에 비해 많아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할 수밖에 없다. 기도 삽관 환자는 이곳에서 지난 1년간 3명의 케이스가 발생했지만 다른 사단 의무근무대에서는 2년 동안 한 케이스도 없는 경우가 흔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응급실 기간병은 간호장교뿐만 아니라 의무근무대장까지 관심을 갖고 고민을 거듭해 배치한다. 응급실 기간병이 응급처치의 첫 단추를 채우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환자를 많이 접하는 실전만큼 좋은 연습은 없는 법. 평소 근무가 대회 준비를 위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정순영(대위) 간호장교는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다 현재 부대로 오면서 근무환경이 열악하리라고 걱정했는데 뜻밖에 응급처치체계가 잘 잡혀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 끊임없는 교육훈련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주특기 교육훈련을 하는 것은 모든 의무근무대의 기본. 하지만 흉관 삽입, 기도 삽관 등 주특기 교육 내용에는 없지만 응급실에서 근무하려면 익혀야 하는 시술도 반복숙달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응급처치 경연대회를 위해서는 집중적으로 교육훈련을 했다. 의무대장부터 말단 병사까지 연속 수상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윤샛별(중사) 의무부사관은 “전통을 만들기보다 이어가는 것이 더 힘들다 보니 다들 중압감을 느끼는 가운데 열정을 갖고 대회를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업무가 많다 보니 일과 후 시간을 쪼개 밤늦게까지 이론을 공부하고 실습하는 한편 병사들은 이틀에 한 번씩 시험을 치러 고3 수험생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주말도 반납하고 대회 준비에 열중했다. 정재호(대위) 운영과장은 “출전 장병 외에 나머지 장병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모든 부대원이 대회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육·해·공군 사단급 의무부대와 전투부대 등에서 예선을 통해 검증된 18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단체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 최우수군의관(강지훈 대위), 우수부사관(윤샛별 중사), 최우수의무병(박종찬 상병), 우수의무병(최지훈 상병) 등 개인 부문도 싹쓸이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특히 강 대위는 올 초 응급환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전반기 전군 우수군의관으로 선정돼 국방부장관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강 대위(응급의학과)는 “참가 부대의 수준이 매년 향상되고 있음에도 좋은 성과를 달성해 뿌듯하고 앞으로도 훈련뿐만 아니라 실상황 발생 시에도 신속한 응급처치를 통해 귀중한 생명을 지켜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11. 26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