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부대열전 (163) 육군17사단 북진연대

[ 사진설명 ] 우리 국토의 심장부인 수도권 서측 방어를 책임지는 육군17사단 북진연대 장병이 해질 무렵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책임지역 내 인천대교 위를 날으는 민항기를 바라보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부대제공

육군17사단 북진연대의 임무를 한 마디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워낙 다양하면서도 특징적인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이다.

▲ 국토 심장부 수도권 서측 방어

우선 우리 국토의 심장부인 수도권 서 측방 방어를 책임진다. 인천의 여러 해안과 인천항, 송도 국제 신도시 등 국내에서도 인적·물적 움직임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역동적인 곳을 책임지역으로 해 긴장의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17사단뿐만 아니라 인근 부대 병력까지 단련시키는 신병교육대대를 품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미군과의 연합훈련. 전시에는 한미연합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임무 특성상 수시로 연합훈련을 한다. 연대 휘하에 미군 대대를 거느리고 훈련을 수행하기도 한다. 우리 군의 연대급 부대 중에 이런 부대가 또 있을까 싶다. 거기다 올가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비작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렇게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임무 탓에 장병들은 늘 분주하지만, 임무에 짓눌리지는 않는다. 연대가 ‘행복한 군인이 전투도 잘한다’라는 철학 아래 ‘행복한 연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연대 내 ‘지니 해피니스 존’은 행복한 연대를 위한 대표적인 공간. 이곳에는 지니 피트니스 클럽과 지니 펀&펀, 지니 카페와 지니 카페 라운지, 지니 북카페 등이 모여 있다. 근무시간이 끝나면 퇴근하는 간부들과 달리 24시간을 연대에서 보내야 하는 병사들을 위해 편히 쉬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하기 위해 해피니스 존을 만들었다.

▲ 피트니스 클럽·북카페 운용

그 결과 창고 같은 건물에 낡은 운동기구 몇 개 있던 헬스클럽은 전신 거울을 갖추고 신형 기구로 운동할 수 있는 피트니스 클럽으로 변신했다. 또 큰 공간에 노래방 기기 한 대와 오락기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던 노래방은 분대 병력이 들어갈 수 있는 두 개의 노래방과 대기 장소에 오락기기를 갖춘 펀&펀으로 탈바꿈했다. 창고 같았던 도서관도 리모델링을 통해 1500권의 책과 컴퓨터, 커피 기계를 갖춘 북카페가 됐다. 새로 만들어진 공간은 지니 카페와 지니 카페 라운지. 카페는 넓은 당번실 공간을 나눠 탁자와 소파를 놓고 음료 메뉴를 준비하면서 탄생했다. 미군의 장교클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카페 라운지는 왕래가 뜸한 통로를 막아 TV와 온수기를 설치하면서 생겨났다. 일반 차를 100원에 판매하고 500원인 일명 ‘레드빈 셔벗’(팥빙수)은 여름철 인기 메뉴다. 김성현(24) 병장은 “컵라면을 편하게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라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라고 카페 라운지를 소개했다.

▲ 500원 팥빙수는 인기 만점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 모든 시설마다 붙는 단어 ‘지니’는 무슨 의미일까. 연대 관계자는 애초 모든 시설에 연대 애칭인 ‘북진’을 붙였는데 병사들의 건의로 ‘북진’의 ‘진’을 친근하게 부르는 ‘지니’로 바꿨다고. 연대 애칭이자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동화 속 등장인물을 연상시키는 이중적인 의미의 명칭인 셈이다.

물론 간부들을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매월 2·4주 금요일은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하는 패밀리데이를 시행하는 것은 기본. 생일에는 연대 주요 직위자는 도서를 선물하고 주요 직위자 가족생일과 미혼자 본인 생일에는 오후 퇴근을 보장한다. 병사도 본인 생일에는 외출을 허용한다. 결혼기념일에는 연가에서 공제하지 않는 특별휴가를 하루 제공하고 영화관람권과 축하카드를 증정해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 가족이 행복하니 힘이 절로

행복한 연대 실천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박병철(소령) 군수과장은 “행복한 연대 만들기 시책을 시행한 후 많은 간부가 십수 년 만에 결혼기념일을 챙겼다고 할 정도로 본인과 가족의 호응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장병들이 행복한 연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강정덕 북진연대장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행복한 군인이 전투도 잘한다’고 조언했다죠. 정말 공감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좋은 전우, 강한 연대’를 지휘목표로 잡았습니다. 강한 부대 육성은 어느 지휘관이라도 가장 집중하는 과제인 만큼 우리 부대원들을 ‘좋은’ 전우로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행복한 연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육군17사단 강정덕(대령·육사46기·사진) 북진연대장은 부대원들을 좋은 전우로 만드는 것은 강한 연대를 만드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강조했다.

“우리 전우들이 모두 좋은 전우가 된다면 연대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이 될 수 있지요. 한마음이 된 연대는 어떤 적이 와도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연대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연대 임무를 수행하면서 장병들의 행복까지 챙기려니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임무를 다 끝낸 후에 장병들을 챙기는 건 거의 불가능한 만큼 임무의 핵심을 잘 파악해 집중할 때 집중하고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은 절약해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 육군의 될(DEL)운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병사들이 거창한 행복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충성클럽에서 사온 먹을거리를 전우들과 함께 나눌 때 가장 행복해 보이죠. 행복한 연대의 핵심도 여기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생활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죠.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부하들의 행복을 배려할 수 있는 저 역시 행복한 연대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4. 6. 17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