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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82)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 기드온대대

병영문화혁신 우수부대 표창

[ 사진설명 ] 육군수기사 혜산진여단 기드온대대가 중대 전투조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전입해 온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선임들이 감사나눔운동을 실천하며 친근하게 다가와 줘 부대 생활에 금세 적응하게 됐습니다.”(이준수 일병)

“저 자신의 변화가 가장 큽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귀찮았지만 1일 5감사를 반복하면서 많은 이에게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런 마음이 간부로서 병사들을 대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이재호 중사)

최근 감사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는 부대가 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 기드온대대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다. 가장 감사하기 어려웠던 부대가 감사나눔을 통해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대대가 감사나눔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사단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시작한 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당시 대대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 지난해 초부터 MBC TV 인기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촬영 등 굵직굵직한 임무가 계속 주어졌고 이를 잘 수행했지만, 대대원들의 피로가 누적됐다. 급기야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감사나눔운동은 대대 운영의 근본적인 사고를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감사나눔운동 선포식 후 ‘존중해서 손해 볼 것 없고 무시해서 득 볼 것 없다’를 슬로건으로 1주일에 1번 이상 착한 일 하기, 1달에 2권 이상 책 읽기, 하루에 5번 이상 감사하기 등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이런 감사나눔운동이 소통과 배려가 있는 행복한 병영을 만드는 원리는 이렇다. 자신의 주변에서 감사할 것들을 찾다 보면 자연스레 평소에는 무심코 봐넘겼던 주변 전우들의 장점을 찾게 될 수밖에 없다. 상대 역시 마찬가지. 장점에 주목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존중하게 되고 절로 소통과 배려가 이뤄지는 것이다. 지휘관도 소통과 배려가 있는 병영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감사나눔운동 홈페이지에 대대원들이 올린 감사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고 막 임관한 전문 하사에게까지 존대했다.

감사나눔운동의 효과는 컸다. 무엇보다 사고가 사라졌다. 운동을 시작한 후 사고는 물론 전역자의 사소한 민원 같은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육군본부가 실시한 병영문화 실태 조사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상급부대인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 육군병영문화 혁신 우수부대 표창을 받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전투력이 상승했다. 기계화부대는 단차(單車) 단위의 전투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팀워크가 필수적이다. 서로에게 감사하고 칭찬하다 보니 팀워크가 높아져 자연스레 전투력이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힘든 시간을 거친 이후에도 임무의 양은 변하지 않았지만, 각종 교육훈련과 검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감사나눔이 크게 도움됐다.

유원희(대위·3사44기) 투혼중대장은 “평소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감사나눔운동을 통해 억지로라고 표현하다 보면 그 자체가 중대원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론 친밀감까지 높여줘 부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 육군수기사 혜산진여단 기드온대대가 심수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인터뷰] 김성하 기드온대대장 - 하루 5번 이상… 100가지 감사하기… 절박함으로 시작“

“감사나눔운동이 보여주기식 운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절박함’이 있어야 합니다. 운동을 시작할 당시 전 정말 절박했습니다.”

지휘관 대부분이 병영 내 사고에 좌절하지만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 김성하(중령·학사 30기) 기드온대대장에게 지난해 일어난 크고 작은 사고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공군 병사로 32개월간 복무했던 김 중령은 지휘관이 된다면 결코 인명손실이 생기지 않는 부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군인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의에 빠져 있던 김 중령에게 감사나눔운동은 부대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휘관의 마음가짐입니다. 감사나눔운동을 일관되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솔선수범을 통해 휘하 간부들을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간부가 행복해야 병사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감사나눔운동을 통해 병영 내 사고를 제로화하고 사단이 육군병영문화 혁신우수부대 표창을 받는 데 기여했지만 김 중령은 계속 전진할 생각이다.

“이제 겨우 감사의 불꽃을 피웠을 뿐입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하루에 5번 이상 감사하기, 100가지 감사하기 외에 1주일에 1번 이상 착한 일 하기를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해 작은 불꽃이 더 크게 타오르도록 할 겁니다. 그래서 기드온대대를 언제까지 사고 없이 행복한 ‘감사대대’로 만들고 싶습니다.”

“어느 부대나 감사나눔운동에 부정적인 인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장병들도 분위기에 동화되기 마련”이라는 김 중령은 “여건이 어려워 감사하기 어려운 병사들의 눈높이에 맞춰 부대를 관리하면 전체 분위기가 절로 좋아진다”며 대대를 육군 감사나눔운동의 표준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감사나눔은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운동입니다. 밝고 건전한 병영문화 창출뿐 아니라 장병들의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바뀌어 수명(受命)자세가 적극적으로 바뀝니다. 부대로서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죠. 육군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지원을 한다면 감사나눔운동이 더욱 확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5. 3. 1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