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시 독일군이 이프리스(Ipres) 전투에서 염소가스를 최초로 사용한 이후 각개전투병의 보호수단으로 방독면이 사용됐다.

방독면은 크게 얼굴을 보호할 수 있는 안면부와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정화통으로 구성돼 있는데 외부의 오염된 공기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화통에 흡입, 정화된 후 흡기판막을 통해 호흡기로 흡입된다. 내쉴 때는 코틀막·배기판을 거쳐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정화통은 내부에 여과기와 활성탄(activated carbon)이 들어 있어 오염된 공기를 이중으로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여과기는 유리섬유 재질의 여과지(filter paper)로 돼 있으며 액체작용제나 고체입자를 여과시킨다.

그러나 여과지는 가스형태의 작용제를 그대로 통과시키므로 여과기에 특수처리된 활성탄을 첨가해 가스 작용제까지도 흡착토록 했다.

활성탄은 다공성 탄소물질로 코코넛 껍질·석탄 등 천연 또는 합성유기물질을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 탄화시킨 후 800∼1000도에서 활성화시키면 수많은 미세기공의 스펀지 표면과 같은 활성탄이 만들어진다.

현재 육군이 사용 중인 K-1 방독면은 ASC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다. ASC 활성탄은 석탄을 원료로 제조된 다공성 활성탄에 구리·크롬·은 등을 첨가한 것이다. 이렇게 활성탄에 금속을 첨가하는 것은 작용제 종류에 따라 흡착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특정 작용제를 화학적으로 강하게 흡착시키는 활성금속을 첨가함으로써 정화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산불이나 화재발생시 방독면을 착용하고 화재진압이 가능할까.

방독면은 새로운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것으로 대기 중에 포함된 산소농도가 최소한 18% 이상(평소 대기 중의 산소농도는 21%)돼야 정상적인 활동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18% 이하로 산소농도가 낮으면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되므로 화재지역에서 활동시는 별도의 공기공급기 등을 부착해야 한다.

실제로 화재시 발생하는 연기나 가스 등의 인체 유해성보다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이 화재사망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방독면이라도 방독면만으로 화재진압 등 화재현장에서의 장시간 작전은 위험하므로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1.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