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대 이탈리아의 발명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신이 개조한 소총으로 적병을 저격한 기록이 있으며, 1777년 미국 독립전쟁 당시 새러토가(Saratoga) 지역의 전투에서 미국의 저격수 머피(Murphy)에 의해 영국의 유능한 장군인 사이먼 프레이저(Simon Fraser)가 약 300야드 거리의 말 위에서 저격돼 사살되기도 했다. 당시 소총은 100야드의 유효 사정거리를 갖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특수 소총과 망원렌즈 조준경으로 무장한 독일군의 명사수들은 영국 육군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영국은 이에 대비, 즉각 저격수 교육과정을 만들고 많은 노력을 경주한 결과 종전 즈음에는 독일군을 능가할 수 있었다.

또 1930년대 핀란드를 침공한 소련군은 우수한 핀란드군의 저격수에 의해 많은 피해를 당한 후 저격수를 편성,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소련은 자신들의 전술이론에 저격전술을 통합했다.

제2차 세계대전시 각국은 저격수 운용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소련의 스탈린그라드 시가지 전투에서 소련과 독일의 저격수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는데 결과는 소련 측의 승리였다. 독일은 소련의 저격수를 소탕하기 위해 본국의 저격학교 교장까지 투입했으나 소련의 저격수에 의해 사살됨으로써 소련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시가지 밀집지역에서의 효과적인 저격수 운용은 현대의 어떤 첨단무기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상의 수단임이 입증된 사례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 당시에도 양국은 저격수를 운용했다.

초기에는 일본군이 도서방위를 위주로 작전한 관계로 방어적 위치에서 잘 선정된 지점에 사전에 저격수를 배치·운용함으로써 상륙한 미군의 전진을 지연시키며 많은 피해를 주었다.

일본의 저격수는 사실상 자살특공대처럼 나무 위에 고정 배치돼 발견되면 사살되는 사례가 허다했다.

한편 미군의 저격수는 2명 1조로 탐지병은 전문적으로 표적을 신속히 발견하고 자동화기로 무장, 필요시 근거리에서 집중사격을 함으로써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시에도 북한군과 중국군은 저격수를 적극적으로 운용했다. 미군의 대응은 대단히 소극적이었고 M1 소총에 M48 조준경을 부착한 M1 D 소총으로 부대마다 상이한 대응을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육군은 그 어떤 시도도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이후 미 육군은 87년 보병학교에 저격수학교를 창설해 사거리 1000m의 사격장에서 저격수를 훈련·배출하고 있다.

베트남전은 저격수의 필요성이 증대하는 계기가 됐다. 월맹군과 베트콩은 효율적인 저격수의 운용으로 미군과 한국군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이에 미군은 순발력을 갖고 보병사단과 미 해병사단에 저격수학교를 설치했고, 미 해병은 본토의 사격지도단이 주축이 돼 저격수를 훈련해 전투에 투입했다. 그 결과 큰 전과를 올릴 수 있었고 이후 미군의 전술에 저격수의 운용이 확고히 자리잡게 됐다.

이후 미군은 파나마 전투, 그라나다 전투, 90년의 걸프전, 코소보 및 체첸 전투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저격수 운용을 했다. 특히 걸프전·아프가니스탄 전투,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의 저격수 운용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것을 엿볼 수 있다.

< 예 육군준장·국방부 군사연구위원 황광한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1.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