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는 백곰·현무·해룡·다연장로켓 등을 개발하며 그에 맞는 탄두를 개발해 왔지만 대공미사일용 탄두는 1986년 7월 당시로서는 최초 연구에 해당하는 만큼 국내 관련 기술이 일천한 형편이었다. 서종철 박사를 비롯한 탄두 연구팀은 개발의 첫 과정인 개념정립단계부터 세심한 조사와 분석을 가졌다.

역시 처음 개발에 들어가는 대공미사일용 신관도 미사일체계와 탄두의 설계방향에 따라 쓰이는 방식이 달랐다.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고속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이 표적 항공기를 탐지하고 최적의 기폭지점을 찾아 탄두를 폭발시키기 위해 어떤 탐지방식, 어떤 표적신호분석, 어떤 신호처리 알고리즘방식을 써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탄두는 대체로 표적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한 손상을 극대화하는 설계개념 속에 크게 파편집중형탄두·다중성형장약탄두 등이 많이 등장해 있었다. 1년여의 분석과 개념연구 결과 구형 롤랜드(Roland)에서 사용하는 열제트 분사방식인 다중성형장약탄두는 6ｍ 이상의 거리에서는 살상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판단해 파편집중형 성형파편 탄두를 개발, 적용키로 했다.

신관은 능동형 레이저방식의 표적탐지장치가 적용되는 광학식 근접신관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두 분야에서도 여전히 소형·경량화 문제가 연구진을 괴롭혔다. 탄두는 무거울수록 위력이 좋아진다. 화약과 파편의 양, 수량이 많아져 표적 파괴력이 좋을 수밖에 없는데 대공미사일에 쓰이는 탄두의 조건은 미사일의 비행운동이 용이토록 소형·경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치중하다 보면 탄두의 핵심인 폭발력, 즉 표적 살상확률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탄두 연구팀은 먼저 한정된 화약 폭발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즉 표적의 일부 좁은 면적을 심하게 손상시켜 결국 전체에 타격을 입히는 방안을 강구했다. 이를 위해 파편 제원의 최적화(이영준·김광주 박사)방법, 파편 효과를 배가하는 파편분포패턴(서철 책임연구원·배용운 선임연구원)을 연구했다.

또한 주장약의 경우, 박희덕 책임연구원과 김현수 박사에 의해 당시 일반적인 화약제조방법인 화약을 녹여 탄두 내부에 부은 후 응고시키는 주조형이 아닌 화약 원료를 초고압으로 압축 성형한 후 이를 기계 가공해 탄두 내부에 조립하는 압축형 복합화약을 새롭게 연구해 냈다. 이는 화약의 안정성은 물론 재래식 화약보다 훨씬 높은 폭발력을 갖는다.

연구팀은 이렇듯 탄두 에너지원인 화약의 밀도를 높여 탄두 자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 외에도 적 항공기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연구해 성과를 거뒀다. 천마 미사일 발사 후 미사일과 적 항공기와의 조우 상황에 따라 탄두의 폭발시간을 자동으로 조정해 적 항공기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조종석을 파편이 타격토록 한 것이다.

한편 신관 분야도 기본적인 기술부터 연구해야 하는 까닭에 상당한 기술적 위험부담을 안고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신관을 구성하는 표적탐지장치·안전장전장치·폭발계열(Explosive Train) 등 주요 요소를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신관 내부에 장착하는 소형 컴퓨터격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해 각종 신호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고 어려운 것이었다.

천마 미사일의 신관은 미사일이 발사된 후 그 추진가속에 의해 안전장전장치(Safety and Arming Device)부터 작동시킨다. 미사일 발사 때 발사환경을 감지한 후 우군 지역 내에서는 탄두가 폭발하지 않도록 안전을 보장해준 후 장전시키는 것이다. 이어 미사일이 목표물에 일정거리 근접할 즈음 표적탐지장치(Target Detecting Device)에서 미사일 축 둘레에 360도 방향으로 레이저를 발사하고 반사돼 오는 레이저의 세기나 크기를 신호로써 분석해 최종적으로 표적을 탐지·인식하게 된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