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구속장치는 추진장치가 점화되면서 핀제거판을 회전시켜 구속핀을 제거하는 것으로 작동이 시작된다. 이때 점화에 의한 추력으로 미사일이 전방으로 움직이면 절개머리볼트의 절개머리 부분이 굽어지면서 테이퍼와셔의 구멍으로 빠져나가 구속이 해제된다. 구속핀이 제거되지 않더라도 일정한 힘에서 절개머리볼트가 파단되어 미사일 구속이 해제되므로 유도탄이 점화되면 항상 발사되게 제작돼 있다.

이 장치는 천마체계의 기동 및 사격 때 미사일에 미치는 흔들림을 극소화함으로써 미사일 초기비행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었고 결정적으로 미사일의 명중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탐지추적장치 관계로 국내에 와 있던 프랑스의 `크로탈-NG' 기술진도 이 장치에 아연 놀라고 말았다. 약 10%의 발사실패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공률이라고 자랑해왔지만 천마 연구진은 탄구속장치와 `무연추진기관' 등의 개발에 힘입어 실용개발단계 사격시험 때 15발 중 15발 모두를 표적에 명중시키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의 탄구속장치는 현재 우리나라와 프랑스·미국에 특허로 등록돼 있으며 향후 우리의 유사 유도무기체계, 특히 무유도 로켓체계 개발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실용개발 승인 당시 `전력화 시기를 2년 단축하기 위해 실용시제를 부대단위로 증가(배치)하는 대책을 마련한다'는 단서사항에 의해 국과연이 수립한 실용개발계획 변경안이 1995년 10월 획득심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예산 증액과 함께 개발일정도 99년 9월까지로 연장되면서 천마체계와 군수지원장비를 추가로 제작하게 됐다. 이는 개발과정을 분석한 육군이 천마를 조기에 전력화해도 충분할 만큼 그 성능을 매우 높게 평가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실용체계로 제작된 천마는 97년 2월부터 육군 주관으로 시험평가에 들어갔다. 미사일 발사시험은 안흥종합시험장에서, 탐지추적장치 성능시험은 공군 나이키 포대에서, 야전운용 능력 시험은 기동시험장에서, 전력화지원요소 시험은 육군2군수지원사령부에서 각각 실시하는 가운데 환경시험 중 온도시험이 국과연 내에서 실시됐다.

온도시험은 섭씨 -40도 ~ 63도에서 장비를 작동시켜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하는 저장시험과 -32도 ~ 50에서 주전원장치와 탑재차량의 엔진이 군에서 요구하는 시간 안에 시동돼 작전준비상태까지 가는, 그리고 각 장비의 기능이 정상으로 동작하는지를 확인하는 운용시험으로 나뉜다.

그런데 국과연은 고가의 프레온 냉각방식이 아닌 질소로 냉각하는 온도챔버를 보유한 관계로 이 시험을 할 때는 극저온의 질소챔버 내에서 상당시간 동안 작업하는 시험요원들이 받을 열충격 및 호흡과 관련한 안전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요원들은 방한복을 입은 채 공기통을 메고 산소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 챔버 안을 한 번 들어갔다 나온 후에는 외부공기의 습기가 응결돼 젖은 방한복을 햇볕에 말린 다음 다시 들어가 점검활동을 계속했다. 안전요원을 배치해 챔버 내에서 혹 발생할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하면서 수신호로 상태를 확인하곤 했지만 통제요원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매 순간 가슴을 졸여야 했다.

좋은 여건에서 개발활동을 하는 선진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과정의 한 예지만 천마는 전 시험평가 항목에서 만족할 만한 성능이 확인되었다. 보완조치 사항으로 지적된 것이 없지 않았으나 지극히 경미한 것들이었다. 선행개발 때 보완사항으로 지적됐던 헬기탐지 성능을 소프트웨어 수정을 통해 완벽한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탑재차량은 1만㎞ 내구도 시험과 야전운용 능력 시험을 규격 이상으로 통과함으로써 궤도차량 탑재형 복합무기체계의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는 장비 신뢰성을 시험적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국과연은 97년 10월27일 당시 김동진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많은 내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마 시범사격을 자신만만하게 성공적으로 실시한 데 이어 97년 12월 `전투사용가(可)' 판정을 받아 98년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때 수도권에 배치 예정인 천마2문을 국민들 앞에 선보였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