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선거는 1948년 5월 10일 실시된 제헌의회선거였다. 비록 단독정부수립을 위한 남한만의 반쪽짜리 선거였지만 21세 이상 성인남녀 모두가 참정권을 부여받은 최초의 민주주의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6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선거제도는 민주화의 과정만큼이나 굴곡을 겪으며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 과정에서 관권선거, 금권선거로 얼룩진 상처는 오랜 기간 우리 정치사의 아픔으로 남아있다. 4.19혁명의 단초가 되었던 1960년 3.15부정선거는 권력에 의해 참정권이 유린된 대표적 사건이다.

이승만·이기붕정권은
△ 4할 사전투표
△ 자유당원·경찰·공무원이 조장이 되는 3인조 또는 9인조 공개투표
△ 유령유권자 조작 등의 대규모 부정선거로 압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결국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4.19혁명으로 이어지면서 하야성명을 발표하게 된다.

60~70년대 이후에는 국가주도로 경제개발이 이뤄지면서 막대한 정치자금이 쌓이게 되었고, 이는 곧 금권선거로 나타났다.

선거전날 뿌려지는 돈과 물품이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한 변수가 되면서 78년 제 1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2당 1락’(2억을 쓰면 당선되고, 1억을 쓰면 탈락한다)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는 미디어가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면서 소위‘미디어선거’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로 인해 관권·금권선거의 영향력이 줄어든 반면 여론조작이 또 다른 문제가 되면서 선거보도감시활동과 선거법 관련규정이 강화된다.

이러한 미디어선거는 ‘이미지정치’라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비용 고효율 정책선거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방식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가 되었다.

특히 2002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는 미디어선거의 본격화와 함께 인터넷의 발달로 유권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사이버선거가 새로운 풍토로 자리를 잡았다.

선거가 시작된 지 60여년이 지난 지금, 금권선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선거풍토는 시대를 달리하며 민주화의 방향과 함께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




















< 출처 : 국정브리핑=밀리터리 리뷰, 2005. 5. 1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