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은 커녕 대중교통도 불편하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그리고 바다로 떠났다.

예나 지금이나 피서 길 가장 큰 짜증은 교통이었다. 지금은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승용차에 갇혀 몇 시간씩 보내곤 하지만 과거에는 버스나 기차를 타려고 줄을 서서 몇 시간씩 기다리곤 했다.
집에서 만든 먹거리들을 손에 들고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만원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는 피서 길은 몸은 고되도 마음은 즐거웠다.

60년대까지 한강은 서울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광나루나 뚝섬 등지에는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때면 수십만의 인파가 몰렸다.
아이들은 물 속에 첨벙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고무 튜브를 타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거나하게 취해 노래 부르고 춤을 추거나 화투판을 벌이는 모습은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피서지 풍경이었다.

젊은이들의 피서길 필수 휴대품은 기타였다.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지는 모래사장에 빙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우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것은 피서의 가장 큰 추억거리 였다.
휴대 전축이나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고고나 트위스트를 추기도 했다.
지금은 피서지마다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이 들어서 모닥불도 없고 기타도 카세트도 필요 없지만 한 여름밤의 낭만은 훨씬 덜하다.

해외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고 유명 관광지의 콘도도 좋고 펜션도 좋지만 올 여름에는 옛 고향의 정취를 한 껏 느낄 수 있는 농촌마을에서의 피서는 어떨까?




[사진설명] 무더위를 피해 한강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1959년)




[사진설명]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기타를 치며 피서를 즐기는 젊은이들.(1959년)




[사진설명] 1961년 인천 송도해수욕장(위)과 1971년 서울 시내 한 풀장(아래)




[사진설명] 1971년 서울 시내 어느 백화점의 물놀이 용품 매장.




[사진설명] 물놀이 문화도 많이 변해 80년대 들어서는 윈드서핑, 카누, 수상스키 등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85년 한강에서 윈드서핑을 즐기는 모습.

< 출처 : 국정브리핑, 2006. 1. 1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