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폭탄(e-Bomb)은 고출력 마이크로파(HPM·high power microwave) 에너지를 이용, 전자장치만을 파괴하는 최신무기다. 폭발할 때 20억 와트의 전력을 순간적으로 분출하면서 투하지점 반경 300~500m 내의 전자장비에 내장된 전자회로를 파괴하거나 오작동을 유발시켜 한순간에 기능을 무력화한다.

원자력발전소의 출력량에 맞먹는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것이다.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를 이용하므로 폭발 후 흔적도 남지 않고 인간의 생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전자폭탄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각종 지휘통신 장비는 물론 일반 컴퓨터, 전투기나 전차에 장착된 전자회로 등 어떤 형태의 전자 시스템도 파괴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다. 현대전에서 지휘통신 장비는 군대의 두뇌와 신경에 해당한다. 그 두뇌와 신경에 일격을 가하는 무기가 바로 전자폭탄이다.

전자폭탄의 크기는 서류가방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에서부터 차량에 실을 수 있는 것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미국은 전자폭탄 탄두를 합동정밀직격폭탄(JDAM)이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에 탑재·운용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26일 미 공군이 바그다드 방송국에 전자폭탄을 투하했다고 여러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아직 전자폭탄의 상세한 제원이나 작동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 전쟁에서 전자폭탄을 사용했는지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전자폭탄의 추정 개념도(그림)를 보면 MK84 폭탄의 내부에 일반 탄두 전자폭탄을 내장하고 여기에 JDAM에 사용된 위성항법(GPS) 유도장치를 결합시킨 형태다.

러시아도 자체적으로 전자폭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역시 상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2.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