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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국산무기개발 비화 - 어뢰 백상어·청상어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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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경어뢰 청상어는 백상어보다 그 태생이 다소 늦지만 사실 백상어와 비슷한 시기에 소요제기가 거론됐다. 1980년대 중후반 해군은 이미 미국산 MK44라는 구형 경어뢰를 보유하고 있었고, 국방과학연구소(ADD)도 미국 하니웰(Honeywell)과 공동으로 이 어뢰를 천해(淺海)라는 한국 해역 특성에 맞게 성능을 개량(K744)해 생산 중이었다.
하지만 MK44는 제조국인 미국에서 78년에 공식적으로 폐기한 상태여서 후속 군수지원을 위한 부품 확보가 어려웠다. 또 MK44는 성능 면에서도 매우 뒤떨어진 상태였다. 여기에 해군은 대양해군으로의 발전을 위한 한국형 구축함(KDX) 건조 계획을 수립 중이었다. 따라서 성능이 우수한 신형 경어뢰를 확보하는 일이 절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ADD는 88년 2월 KDX용 경어뢰 개략개발계획서를 작성했고,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은 해외에서 기술을 도입해 생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끝낸 상태였다. 합동참모본부는 해군의 신형 경어뢰 필요성에 공감, 89년 합동무기체계 목록서에 신형 경어뢰를 무기체계로 선정했다.
이에 발맞춰 ADD는 백상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어뢰도 국내 개발하겠다는 집념으로 91년부터 2년 기간으로 9억여 원을 투입해 체계개념 연구에 돌입했다. 모델링-시뮬레이션(M&S)을 통한 신형 경어뢰의 효과도를 분석하면서 한편으로는 주요 요소 기술에 대한 위탁 연구를 국내 대학과 수행하면서 체계 개발에 대비했다.
91년 5월 23일 국방부는 박웅 제2차관보를 위원장으로 하는 제91-5차 획득심의회를 개최했다. 신형 경어뢰의 획득 방법을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위원으로는 김종배 전력기획관, 안병길 사업조정관, 이근택 군수국장, 최경근 획득개발국장, 최권영 전력발전부장, 권정식 무기체계부장, 이재달 작전계획부장, ADD의 현천호 부소장 등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ADD의 사전 연구에 힘입어 긴급 소요분으로 KDX용 ○○발을 해외 도입하고 그 이후 소요분은 국내 연구 개발에 의해 확보키로 결정됐다.
이때 국방부의 해외 도입분에 대한 견적 요구에 따라 참여한 외국 경어뢰는 미국의 MK46과 영국의 스팅레이(Stingray), 이탈리아의 A244였다. 국방부는 또 ADD에 대해 이들 어뢰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지시했는데 경어뢰 국내 개발에 대비하고 있던 ADD로서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우수한 해외 경어뢰를 기술 분석하면서 국내 개발시 각각의 기술적 우수한 부분을 개발 목표로 설정하는 좋은 계기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해외도입 사업은 원만히 진행되지 않았다. 해외 업체들이 서로 상대국 경어뢰에 대한 비방이 높아지면서 국방부는 향후 예상되는 민원 소지를 없애고자 경어뢰를 국내에서 조기 개발키로 하고 93년 8월 24일 해외구매 계획을 취소했다. 이로써 ADD는 신형 경어뢰를 조기에 국내 개발, 전력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신형 경어뢰 ‘청상어’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이때부터 탐색 개발에 들어갔다. 이 시기에는 청상어의 주요 구성품을 설계 제작하고, 필요할 경우 외국으로부터 도입해야 하는 부품에 대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 ADD 어뢰개발팀은 먼저 91년 개념 연구 결과로 제시된 고속 추진을 위한 추진 분야에 대한 해외 도입을 타진했다.
미국은 MK46 경어뢰용 엔진을 FMS(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제시했다. MK46용 엔진은 추진 성능이 갖는 제한적인 문제점과 FMS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청상어 양산 시에도 엔진을 FMS를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비 유지를 위한 특수시설 확보 등도 문제여서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영국은 스팅레이용 추진부와 유도조종부 등 음향탐지센서를 제외한 대부분을 영국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는 국내 개발이라는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내용이었다. 프랑스만이 전지(알루미늄산화은)와 추진 전동기(BLDC 형태)만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제시해 왔다. ADD는 프랑스 MURENE 경어뢰용 전지·전동기(독일에 주문 생산)와 주행 종료 후 수면으로 부상시키는 부양 장치를 개발 기간 중 도입해 사용하고, 개발 후반부에는 국내 개발한 부양 장치를 사용하며, 양산 시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전지와 전동기를 사용키로 결정했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2006. 5. 22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