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공기란 조종사 없이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또는 비행체 스스로 주위환경(장애물·항로)을 인식·판단해 자율비행하는 비행체를 말한다. 무인항공기는 디지털 항공전자·센서·컴퓨터·통신 등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최근 들어 경제성·실용성·신뢰성을 갖춘 장비의 구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개발 역사 또한 매우 짧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단시간 내에 좁힐 수 있는 첨단 정보전력 중의 하나다.

현대전에서 무인항공기가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1982년 레바논 전쟁 때부터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진격로였던 베카 계곡에는 시리아군이 막강한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자체 개발한 무인항공기 스카우트(Scout)를 운용, 시리아군의 미사일 발사를 유도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군은 적의 레이다기지 위치를 파악, 이를 80% 이상 파괴함으로써 전쟁을 일방적인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등 세계 각국은 무인항공기 개발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으며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크 전쟁에서도 전승의 일등공신이 됨으로써 무인항공기는 명실공히 미래 전장을 지배하는 핵심 정보전력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무인항공기는 고비용의 유인항공기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폭넓게 운용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모든 전장상황을 실시간에 파악,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 레이다 등의 탐지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어 장차전에서 그 활용가치는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또한 민간분야에서도 원격탐사, 통신중계, 환경감시, 밀수 및 밀입국감시, 산불감시, 지도제작 등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무인항공기는 군사적 운용 목적에 따라 정찰용·전자전용·공격용·전투용·기만용·표적용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찰용 무인항공기는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적시에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전장감시 및 정찰, 주요 핵심표적 획득, 포병 사탄관측 및 화력유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전자전용 무인항공기는 영상정보 획득용 탑재장비를 교체·탑재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탑재된 각종 전자전용 장비는 통신감청, 전자정보수집, 방향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소형 전술 무인항공기의 경우 탑재중량의 제한으로 유인항공기에 비해 임무장비의 성능은 뒤떨어지지만 적 지역 상공으로 근접비행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신호도 포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공격용 무인항공기는 적을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 적 방공망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무인항공기를 말한다. 기체에 수동형 레이다 탐색기를 장착하고 적 상공을 선회하면서 적 레이다에서 방사되는 전파를 감지하게 되면 전파가 발생되는 곳으로 유도돼 적 방공망 레이다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전투용 무인기는 유도탄 등으로 무장하고 공대지 또는 공대공 전투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무기체계로 최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사용된 프레더터(Predator)가 대표적이다.

기만용 무인항공기는 탑재된 레이다파 증폭경을 이용, 적의 방공망에 유인기와 유사한 허상을 보이도록 해 적의 방공망을 교란시키는 무기체계로 공중에서 적의 레이다에 허상의 목표물을 만들어 공격을 유도케 한 후 노출된 방공망을 공격하게 된다.

표적용 무인항공기는 주로 대공포 및 지대공 유도탄 발사 시험평가, 공대공 사격훈련 등에서 표적용으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를 말한다.

개발 초기 무인항공기는 단순한 정찰위주로 영상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으나 현재는 다양한 종류가 개발돼 활용되고 있으며 새로운 목적의 무인항공기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또한 각종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고성능화되고 있고 유인항공기의 기능뿐만 아니라 유인기로서는 할 수 없는 임무까지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무인항공기체계는 유인항공기 보완 개념에서 벗어나 유인항공기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개발 중인 글로벌 호크(Global Hawk) 무인항공기체계는 U-2기에 비해 탑재중량은 2배에 달하지만 비행성능은 U-2기를 능가하며 획득 및 운용유지비도 20~3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무기체계의 변화와 직결된다.

특히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첨단 전자기술은 전쟁양상 자체를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전쟁이 마치 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한 컴퓨터 게임처럼 변한 것이다. 지휘통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현장 상황도 조만간 혁명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미 미 육군은 기존 보병사단을 무인정찰기와 정찰로봇·로봇장갑차 등으로 대체하는 `미래 전투체계'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우리 군도 장차전에 대비, 그 성능과 활용가치 면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무인항공기의 개발과 전력화를 위해 산·학·연과 더불어 모든 노력을 통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정보학교는 소형 및 초소형 무인항공기에 대한 무기체계 소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산·학·연·군이 한자리에 모여 국내 기술 수준을 확인하고 한국 지형에 맞는 소형 전술무인항공기의 전력화 가능성을 평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나라의 첨단 과학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확인했고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은 미국·이스라엘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으나 머지않아 이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적을 먼저 보고 먼저 판단해 먼저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무인항공기의 개발과 제대별 전력화 추진은 무인화·자동화 추세의 미래전에서 조속히 실현돼야 할 핵심과제임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6.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