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군복(具軍服)은 조선 후기 무관들의 평상복 차림이다. 머리에 전립(戰笠)을 쓰고, 옷은 동다리와 전복(戰服)을 입고, 허리에 전대(戰帶)를 두르고, 신발은 목화(木靴)를 신은 상태가 바로 구군복 차림이다.

복식사 전문가인 김정자 박사는 “조선 전기의 무관들은 갑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입는 평상복으로 융복(戎服)을 주로 입었으나 선조(宣祖·1567∼1608) 시대부터 구군복 차림을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군복 차림은 순수한 무관이 아닌 현감(縣監) 같은 지방관들도 입었다. 조선 시대를 다룬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또’들의 옷차림새가 바로 구군복이다.

구군복을 구성하는 옷 중에서 동달이는 제일 안쪽에 받쳐 입는 옷이다. 동달이는 다른 전통 한복과 달리 소매가 좁은 것이 특징이다. 활을 쏘는 등 전투할 때 소매가 좁은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동달이는 소매의 색깔이 옷몸통의 색깔과 다르다. 동달이의 소매는 주로 붉은색을 쓰는데 바느질이 약하게 돼 있어 전투에서 부상할 경우 분리해서 붕대로 사용할 수 있다.

동달이 위에는 소매나 깃이 없는 조끼 모양의 전복을 덧입는다. 무관이 아닌 하급 군졸)들도 전복과 비슷한 형태의 옷인 쾌자나 더그레를 입었지만 동달이는 오직 무관만이 입을 수 있었다. 구군복 차림에서 신는 신발인 목화는 바닥을 나무로 만들고 여기에 가죽을 덧대어 장화처럼 만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담은 영정(影幀)은 현재 아산 현충사·통영 충무사·정읍 충렬사·광주 무광사 등 여러 사당에 봉안돼 있는데 이 중에서 통영 충무사에 전시된 이순신 장군의 영정(사진)이 바로 구군복 차림을 한 모습을 담고 있다.

동달이와 전복 등 구군복을 구성하는 다양한 복식물은 현재 육군 박물관·단국대 박물관·온양 민속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특히 고려대 박물관에는 충정공 민영환이 입었던 동달이와 전복이 소장돼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4.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