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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습전 '전격전'의 전설

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인 1940년 5월 독일군은 서부전선에서 전차와 항공기 부대를 함께 투입한 '전격전(Blitzkrieg)'으로 연합군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세계 전쟁 역사상 최고의 기습으로 불리는 이 전격전으로 프랑스가 방패로 삼은 난공불락의 마지노선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당초 6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전쟁은 단 6주 만에 종결됐다.

이 서부전선에서의 승리는 독일군의 완전무결한 계획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행될 결과라고 알려져왔으며 나치주의 선전가들은 이 혁명적인 전격전의 창시자가 바로 히틀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 연방군 육군 대령인 칼 하인츠 프리저는 여러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전격전은 히틀러에 의해 창시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작전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프리저가 쓴 '전격전의 전설'(일조각 펴냄)은 당시 패배가 명백해 보였던 독일군이 승리하게 된 과정과 '전설'로 기록된 전격전의 숨겨진 진실을 상세하고 치밀하게 그려낸 군사학서이자 역사학서다.

저자는 전격전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독일군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기동전 및 포위섬멸전의 개념에서 탄생한 역사적 산물일 뿐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기습작전이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지자 히틀러는 개인의 침략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도구로 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독일군이 거둔 기적적인 승리의 진짜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무전통신 체계와 전차, 항공기 등 현대적인 기술이 전통적인 군사 원칙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전술을 탄생시켰고 이에 반해 프랑스군은 마지노선 뒤에서 안주한 수동적인 방어전략과 시대착오적인 지휘 구조로 한계를 드러냈다고 프리저는 분석한다.

이 같은 내용을 되짚으며 저자는 단순히 군사적인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당시 독일군 지휘부와 히틀러 사이의 갈등, 전격전의 핵심작전인 '낫질작전'을 둘러싼 독일군 지휘부 내의 갈등 등의 과정과 배경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또 당시 독일군과 프랑스군의 전차 기동성 차이를 비롯해 독일군이 전차 운전병의 졸음을 쫓기 위해 각성제를 상비했던 일, 독일의 롬멜 장군이 무전기가 고장난 척하며 상부의 명령을 고의로 무시한 일 등을 생생하게 복원해 흥미를 높였다.

696쪽. 3만8천원.

< 자료협조 : 일조각, 2008. 1. 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8-01-09 19:3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