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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에이스’의 드라마틱한 삶

'대공의 사무라이'

전투기와 전투조종사는 흔히 실과 바늘의 관계로 비유되곤 한다. 그 때문에 전투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당연히 ‘공중전투의 영웅’인 에이스에 대해 매료되곤 한다.

에이스(Ace)는 공중전에서 5대 이상의 항공기를 격추시킨 전투조종사를 말한다. 이러한 에이스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무수히 양산됐지만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에이스 중의 에이스(Ace of Ace)’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에이스인 사카이 사부로는 동양인으로는 드물게 ‘에이스 중의 에이스’로 평가되는 전설적인 파이터(전투조종사)다. 이러한 일본 최고의 에이스인 사카이 사부로의 일대기를 담은 회고록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인 일본군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56년 일본에서 첫 출간된 이래 이번에 국내에서 번역·출간되기까지 무려 50년이 넘게 걸렸다. 그러나 이 책은 일본과 태평양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였던 미국에서조차 오래전에 베스트셀러가 됐을 만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반일 감정이 심한 우리나라의 공군에서도 한때 해적판으로 부분 번역되어 전투조종사의 필독서가 된 적이 있었다.

총 64대의 연합군기를 격추한 사카이 사부로는 단순히 격추기록만 뛰어났던 것이 아니라 일본군 내의 비인도적이며 차별적인 대우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판하고, 명령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되던 분위기에서도 상관의 자살공격 명령을 거부한 채 부하들까지 살려 돌아온 인물이었다. 그만큼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인 에이스였다.

항공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기도 하는 이 책은 일본 제국주의의 신봉자라기보다 진정으로 하늘을 사랑하고 동경했던 한 에이스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렸기에 편견없이 파이터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02-3275-2915.

< 출처 : 국방일보 정호영, 2008. 2. 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8-02-01 19: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