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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흐름 바꾼 사상 최대 해전
'미드웨이 1942'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전이 벌어진 무대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서양 독일 해군은 잠수함 위주로 작전을 수행했으므로 해전 양상의 다양성이나 규모면에서 대서양지역의 해전은 태평양지역 해전에 미치지 못한다. 해전 역사에서 태평양 해전만큼 극적이고 규모가 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태평양 해전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고 주목할 만한 극적인 전투가 1942년 6월 태평양 미드웨이 섬 주변에서 벌어진 미드웨이 해전이다. 진주만 기습은 너무 일방적인 전투였고, 마리아나 해전도 이미 전쟁의 승패가 기울어진 이후에 벌어진 전투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대 해전에서 규모가 크고 상징성도 큰 전투를 선택한다면 미드웨이 해전 외에 다른 답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 점에서 최근 플래닛미디어가 출간한 ‘미드웨이 1942’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책이라 할 수 있다.
미드웨이 해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결정적인 전투였다. 이 전투를 계기로 침략의 길로 질주하던 일본은 치명타를 당해 패전과 제국 해체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전쟁은 1945년까지 계속됐지만 이미 1942년 미드웨이 해전으로 일본의 운명은 결정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미드웨이 해전은 일본에 멸망으로 이르는 초대장이자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해전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정규 항공모함과 항공모함이 격돌한 대표적 전투가 미드웨이 해전이다. 일본은 아카기·가가·히류·소류 등 항모 4척을 동원했고, 이에 미국도 엔터프라이즈·요크타운·호넷 등 3척의 항모로 맞섰다. 이 전투에 양국 해군소속 항공모함, 전함,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 온갖 종류의 함정이 총동원됐고 하늘에서도 전투기, 뇌격기, 급강하 폭격기 등이 총출동해서 일찌기 볼수 없었던 거대한 해전이 벌어졌다.
미드웨이 해전이 전사연구가나 애호가들에게 지금도 흥미를 자아내는 이유가 단순한 호사가적 관심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의 무선통신을 감청해 공격 목표를 사전에 포착한 미 해군 정보부대의 기지, 우발 계획도 없이 작전을 밀어붙인 일본 해군의 오만 등 전투 교훈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수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미드웨이 해전이다.
상대방 항모를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의 경쟁에서 완패했던 일본이 결국 몰락하는 과정은 전투에서 경계나 정찰의 중요성을 뼈아프게 잘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미 항모 요크타운이 폭탄을 맞고도 순식간에 진화와 방수작업에 성공, 공격받지 않은 항모처럼 전투에 임한 과정은 위기관리 능력이 실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보여 준다.
일본이 어설프게 조공작전을 펼치다가 오히려 전력집중에 실패해 전력분산하는 결과를 낳고만 것은 전력집중의 중요성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반대로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열세였던 미국이 정보의 우위를 바탕으로 니미츠 제독의 강렬한 리더십에 힘입어 승리를 쟁취하는 과정은 또한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이런 요소들은 단순히 해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대나 장소, 전투방법을 초월해 어떤 전투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원칙과 속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미드웨이 해전이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되고 논의되는 것도 그 역사적 중요성과 함께 이 전투가 가진 교훈적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극적인 행운과 불운, 극적인 반전과 우연의 드라마까지 뒤섞여 감동을 주는 것이 바로 미드웨이 해전이다. 또 미드웨이 해전은 진주만 기습 성공으로 한때 일본의 해전 영웅으로 떠오른 야마모도 이소로쿠가 완전히 몰락하고, 미국의 니미츠 제독이라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 전투이기도 하다.
풍부한 양의 텍스트보다 간결한 묘사와 그래픽을 중시하는 플래닛미디어 전투사 시리즈의 속성상 미드웨이 해전의 모든 것을 보여 주지는 못했지만 입문서로는 손색이 없다. 문의 02-3143-3366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7. 2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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