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털루 전적기념비

벨기에 워털루에 위치한 워털루 전적기념비는 1826년 영국의 웰링턴 장군이 프랑스의 나폴레옹군을 이곳에서 격퇴한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전적기념비는 높이 48ｍ에 550ｍ의 지름 규모로 쌓아 올렸으며 226계단을 밟고 상부에 올라서면 베네룩스를 상징하는 28ｔ 중량의 사자상(Statue of Lion)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전적기념비 상부에 올라서니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들판….

지금으로부터 188년 전인 1815년 6월18일 프랑스 나폴레옹은 당시 동맹국인 영국의 웰링턴 장군과 독일의 블뤼허 장군과의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했다. 병력·무기 등 전투력이 우세했음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인 부대지휘와 부하장군들의 적성에 맞는 부대편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기의 전쟁영웅 나폴레옹이 몰락하게 된 원인은 바로 이 점에 있었다. 그 후 전투 패배의 책임을 지고 남대서양 고도(孤島)인 세인트헬레나(Saint Helena)에 유배돼 그곳에서 일생을 마감했다.

승리와 패배가 공존하는 곳 워털루. 이곳에 베네룩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세 나라를 포함, 영국과 독일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거대한 기념비를 이곳에 세워 후세들에게 역사의 실상을 전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6·25전쟁 이후 각 지방에 많은 전적기념비를 세워 전사한 장병들의 넋과 위훈을 기리고 있다. 그러나 관리·운영의 어려움과 국민들의 관심 부족으로 기념비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 워털루 전투 파노라마관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산화한 영령들의 위훈을 되새길 수 있도록 전적비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12년 전적기념비 옆에 워털루 전투와 관련한 주제로 360도 파노라마관이 건립됐다. 1층 원형 전시실에는 당시 전투의 인물·복식·장비·무기류 등을 축소 모형으로 재현하고 있다.

2층에는 워털루 전투를 원근(遠近)기법과 조명을 곁들여 360도 디오라마 형태로 전투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그 앞에 서면 마치 워털루 전투 현장에서 실제 전투를 치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당시 프랑스군의 처절한 한숨과 반대로 영국·독일군의 승리의 환호성이 어우러져 들리는 듯하다.

파노라마관을 보고 우리는 한가지 아쉬움을 안고 왔다. 우리 전쟁기념관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대외항쟁의 역사 가운데 기억해야 할 전투장면을 보다 대규모로 실전감 있게 연출했으면 한다. 사실적인 전시와 동적인 체험 전시를 통해 호국의지를 고양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전적기념비와 파노라마관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운영하며 20여 명의 적은 인원으로 전시장 관리·운영 및 자체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이곳 역시 지방자치단체에서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관리·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워털루 전투 현장과 파노라마관을 보면서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 근간은 다름 아닌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7.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