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전차는 다양한 수단과 기능이 전투 수행 중 가장 크게 요구되는 분야에 얼마만큼 집중돼 있느냐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현대의 전차는 적을 먼저 보고 먼저 쏘고 확실히 깨뜨리되 나 자신은 남보다 빨리 달리고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모든 수단을 갖게 된다. 이러한 전술적 특성이 종합됨에 따라 화력·기동력·생존성·정보 통신 능력 등 복합 기능을 갖는다.

전차의 화력은 주포로 대표된다. 서방 각국의 주력 전차(Main Battle Tank)들은 120mm 활강포를 장착하고 이에 적합한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채택해 관통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구소련의 T-64 전차의 125mm 활강포와 APFSDS탄보다 열세인 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독일의 레오파드 2A6은 전 단계의 레오파드 A5나 미국의 M1A2의 44구경장보다 긴 55구경장의 장포신을 장착, 포의 위력을 증가시킨 점이 두드러진다.

적 전차의 장갑을 꿰뚫어 파괴하는 APFSDS탄의 경우 미군은 걸프전 등에서 감손(열화) 우라늄 소재의 탄을 써 왔으나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다는 세계 환경 단체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대부분의 관통자 소재는 텅스텐으로 이 분야의 기술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며 감소 우라늄 재질의 성능에 버금간다. 각국은 텅스텐의 재질 향상과 신소재의 이탈피 등으로 관통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추세다.

미국의 STAFF(Smart Target Activated Fire and Forget)탄과 같이 전차의 취약점인 포탑 상부를 공격하는 신개념의 지능탄도 개발 중이다. STAFF탄은 밀리미터파 센서를 이용해 표적을 탐색·식별·포착한 후 신관을 통해 탄두를 기폭해 엄폐 또는 은폐된 전차의 상부로 EFP(Explosively Formed Penetrator)를 발사, 전차를 파괴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전차의 전술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투 지역에서 높은 가속력을 바탕으로 민첩하게 기동해야 한다. 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량을 줄이고 가능한 한 힘센 엔진을 달아야 한다. 세계 정상급 주력 전차들은 대부분 1500마력의 출력이다.

미군의 M1 계열 전차는 가스 터빈을 채용했으나 연비 등의 문제로 다시 디젤 엔진 탑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연약 지반과 야지에서의 기동성은 힘센 엔진뿐만 아니라 고성능의 현수 장치를 필요로 한다. 현수 장치는 기동성 향상을 위해 토션 바에서 유기압 현수 장치로 발전돼 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유기압 현수 장치는 프랑스의 로클레어 전차 또는 K1 계열 전차에 적용된 것과 같이 스프링·감쇠 특성이 하나의 모드로 고정돼 있는 수동형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ADD가 개발 중인 차기 전차에서와 같이 감쇠 특성을 컴퓨터로 제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반능동형(semiactive) 유기압 현수 장치의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또 미래에는 지형의 변화를 사전에 감지, 감쇠 특성뿐만 아니라 스프링 특성까지도 조정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능동형 현수 장치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최근 M1A2 전차와 같은 몇몇 최신 전차에는 관성항법장치(INS ： Inertial Navigation System)와 위성항법장치(GPS ： 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한 복합형 자동항법장치를 통해 원거리 이동의 최적 경로를 찾아내고 차량의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를 추적 해 낯선 지역에서의 기동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전차에 있어 탐지·추적 시스템은 사람의 눈과 같은 감각 기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열영상 장비 등의 전자 광학 장치를 이용한 조준경 형태로 개발돼 왔다.

열영상 장비는 야간과 연막 차장 상태에서도 2500m까지 관측할 수 있게 발전, 주야간 구분 없이 목표를 관측·식별할 수 있다. 또 한국의 K1과 미국의 M1A2 전차에서와 같이 전차장 조준경을 포수 조준경과 독립적으로 360도 구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헌터-킬러 기능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짧은 시간에 여러 표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됐다.

전차를 운용하는 승무원은 통상 조종수, 전차장, 포수·탄약수를 포함한 4명으로 구성되지만 협소한 공간의 극복과 탄약 무게의 증가, 기동간 사격의 필요성으로 인해 탄약의 자동 장전이 필요해졌다.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현재 프랑스 로클레어, 러시아의 T-80U, 일본의 TYPE90 등의 전차에 장착돼 있다.

전차의 생존성은 적을 빨리 발견해 공격·회피의 기회를 높이고 순간 기동력을 높여 공격에 대한 노출 시간을 줄이며 피탄 면적을 감소시키는 한편 피탄시 치명적인 2차 피해를 극소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방호 성능뿐만 아니라 적이 나를 찾는 것을 피하는 탐지 회피와 적탄이 날아올 때 피하려는 피탄 회피 기능이 적절히 조합돼야 한다.

전차의 방호는 수동형 장갑에 의존해 증대돼 왔으나 중량 문제로 인해 새로운 방호 개념에 의존하게 됐으며 그 일환으로 반응 장갑과 능동 방호 시스템이 개발, 적용되고 있다.

성형장약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반응 장갑은 운동에너지탄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2세대 반응 장갑으로 발전했으며 러시아의 T-80U 전차 등에 적용됐다.

능동 방호 시스템은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피탄되기 전에 이를 탐지, 유도 교란(soft-kill) 또는 대응 파괴(hard-kill)하는 장치로 러시아가 개발한 쉬토라(Shtora)·아레나(Arena)가 대표적인 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3. 22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