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에서 항해 중인 배가 자신의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렇게 자신의 현재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항법장치다. 가장 기본적인 항법장치로는 나침반을 들 수 있으며 그 전에는 별자리 등을 보고 항해했다. 최근 개발된 정밀 항법장치로는 관성항법장치(INS：Inertial Navigation System)·위성항법장치(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등이 있다.

그중 INS란 무기체계의 각가속도(角加速度)·가속도를 측정, 시간에 대한 연속적인 적분을 수행해 무기체계의 위치와 속도, 진행방향을 계산하는 장치로서 GPS와 달리 필요한 정보를 외부의 도움 없이 본체 내에 설치된 센서들을 통해 얻는다.

INS는 자이로스코프·가속도계·컴퓨터 장치들로 구성돼 있으며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는 3차원 공간정보 계산을 위해 기본적으로 3개씩 내장되고 있다.

자이로스코프(gyroscope)란 그리스어로 ‘회전’이라는 의미의 ‘gyro’와 ‘본다’는 의미의 ‘skopein’의 합성어로 ‘회전을 본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차체운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회전축을 중심으로 균형을 유지해 차체가 기준좌표계로부터 얼마나 틀어진 방향으로 진행하는지 알 수 있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와 같이 자이로스코프는 기준좌표를 설정, 본체 진행방향을 계측하고 가속도계는 진행방향으로의 가속도를 감지한다. 내장된 컴퓨터는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에서 감지한 각가속도·가속도 등을 종합계산, 차체의 위치·속도·자세 등 정보를 대공포의 사격통제장치에 제공하게 된다.

INS는 외부 도움 없이 자신의 위치를 결정할 수 있는 특성으로 지형·기상 등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GPS로 구현이 곤란한 자세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위치 및 자세정보를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에 필수적 장비다. 또 전파방해 없이 위치·자세를 감지할 수 있어 GPS보다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최초위치를 입력해야 하고 이동거리 증가에 따라 위치오차가 증가됨으로써 이를 주기적으로 보정해 주어야 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GPS와 연동시켜 위치를 보정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INS와 GPS의 차이점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원래 INS는 미사일의 유도장치로 개발된 것이나 정밀도가 향상돼 유도무기뿐만 아니라 항공기·함정 등에 장착되고 피아위치 및 고도정보가 필요한 포병무기 등에도 장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C4I와의 연동을 위해 기동무기체계에도 장착되고 있으며, 대공포가 자주화되면서 현재 위치와 이동방향, 포구 선도각(lead angle) 계산에 필요한 차체 자세계측 등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INS는 군사목적 외에 아폴로 우주선·보잉 747 등 민수분야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 미소전자기계 시스템(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을 이용, 손톱보다 작은 센서를 제작해 정밀 유도포탄·미래 병사체계·초소형 무인기(MAV·Micro Aerial Vehicle)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7.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