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길이 남을 잠수함들


■ 헌리호(CSS Hunley), 미국

세계의 많은 기계들은 군사목적에 의해 발전되기도 하였다.

잠수함 또한 최초에는 물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 인간욕구의 실현이었을지 모르지만 잠수함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룬 것은 잠수함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었다.

이러한 발상을 실현시키고 적함을 격침시킴으로써 군함으로서의 잠수함 역사 서막을 연 잠수함이 헌리호이다.

남북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남부군은 마지막 고지인 찰스턴 만에서 북부의 함선들에 의해 포위되어 매일 무차별 포격을 받고 있었다. 이때 남부사령관은 이런 포위망을 뚫기 위해 헌리호를 투입하였다. 헌리호는 끝단에 폭탄이 장착된 25피트의 철봉을 함수에 설치하였고 적함에 충돌시킨 후 폭탄을 적함내에 밀어넣은 다음 후진함으로써 함내와 연결된 줄을 팽창시켜 폭탄을 발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이 방법은 1864년 2월 17일 밤 승조원 9명과 함께 찰스톤항내 침투한 헌리호가 투묘중이던 USS Housatonic함을 공격하는데 이용되었고 공격성공 후 표적을 3분 만에 침몰시켰다.

헌리호는 공격 성공 후에 항내에서 부상하여 성공 신호를 육상으로 보낸 이후 입항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헌리호는 전장 39.5피트, 폭 4피트, 높이 5피트였으며 8명이 추진기와 연결된 크랭크축을 수동으로 돌려서 추진하였고 25분간 잠항을 할 수 있었다.

침몰한 헌리호는 1995년 5월에 발견되어 침몰 136년만인 2000년 8월에 인양되었다.


■ 홀랜드 6번함 (Holland VI, SS1), 미국

잠수함은 수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군함이므로 수중에서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3차원 기동이 가능해야 하며 일정한 심도까지 잠항이 가능하도록 선체가 압력에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수중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무장을 갖추어야 한다.

홀랜드 6번함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미국에서 건조된 현대식 개념이 적용된 최초의 잠수함이며 이후 영국과 일본 잠수함 모델의 근간이 되었다.

연료엔진과 밧데리 추진 병행이 가능하고 수평타가 부착된 홀란드 6번함은 Holland로 명명되어 1900년도 미해군에 취역하였다.

승조원 7명, 수중 74톤, 잠항심도 22.8m, 3노트로 40마일을 항해할 수 있었으며 무장은 18인치 어뢰발사관 1문과 포 1문을 장착하였고 1905년까지 훈련함으로 사용되다 SS1으로 재명명되어 1913년 퇴역하였다.


■ Type XXI, 독일

오늘날 전 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는 잠수함들의 최초모델을 찾으라면 어떤 잠수함일까?

그것은 2차대전 중 독일이 대양작전에 적합한 고성능 잠수함으로 개발한 Type XXI이다.

유선형으로 건조된 이 잠수함을 기원으로 하여 잠수함의 수중 속력이 수상속력을 앞지르게 되었고, 이전의 제한된 수중활동이 가능한 가잠함에서 수중에서 전적으로 작전이 가능한 진정한 잠수함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Type XXI은 2차대전 말기인 1944년에 건조되어 1945년 종전 시까지 55척이 운용되었지만 큰 전과를 올리지 못했으며 많은 잠수함들이 건조 중 연합국 폭격에 의해 파괴되었다.

하지만 전후 미·영·소 연합국은 전리품으로 입수한 이 유보트들을 모방하여 미국은 52척의 GUPPY급, 소련은 236척의 W급을 건조하였고 이후 미국은 원자력잠수함 설계 모델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로 인해 전 세계 어뢰발사관 표준 직경이 21인치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승조원 58명(장교 5), 수상 1621톤, 수중 1819톤, 20미리 대공포 4문, 21인치 어뢰발사관 6문, 어뢰 23기 또는 어뢰12기+기뢰12기를 적재하였으며, 추진장치는 2축으로 디젤/전기 모터를 이용하여 11,150마일(수상 12노트), 285마일(수중 6노트)을 항해하였다. 속력은 수상 15.5노트, 수중 16노트였으며 6노트로 2일간, 최저속으로 4일간 수중지속항해가 가능했고, 작전심도는 260미터로 당시 타 잠수함 작전심도의 2배나 되었다.

< 출처 : 해군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