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에 입항한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춘 니미츠급(Nimitz Class) 항공모함 중 한 척이다. 하지만 미국은 니미츠급에 만족하지 않고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차세대 항공모함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항공모함(CVNX, CVN21)의 기본적 형태는 니미츠급 항모와 비슷하다. 하지만 항모의 각 구성 부품을 개량해 전체적으로 더욱 진보된 성능을 자랑한다.

항공모함의 비행갑판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육지의 공항 활주로보다 짧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행기가 항공모함에서 이륙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기계장치를 이용, 비행기를 강하게 앞으로 밀어주어야 한다. 그런 장치를 사출장치(catapult)라고 하는데 기존의 항모 사출장치는 증기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또한 효율이 나빠 에너지 소모도 심하다.

이에 반해 차세대 항공모함에 장착될 예정인 전자기식 사출장치(EMALS)는 진동이 작고 공간을 작게 차지하며 출력도 더 강하다. 전자기식 사출장치는 민간에서 개발 중인 자기부상열차에 사용하는 기술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 전자기적으로 비행기를 띄운 상태에서 앞으로 밀어 이륙을 돕게 된다.

현재 새로 설계되는 세계 각국의 군함과 항공기는 적의 레이더를 회피하기 위해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항공모함은 비행갑판 등 고유의 특징적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스텔스 방식으로 건조할 수는 없다. 대신 미국 차세대 항모는 항모 함교(island)의 크기를 축소하고, 비행갑판의 끝부분을 곡선화하며, 안테나도 외부에 돌출되지 않게 건조하는 등 가급적 적의 레이더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차세대 항모도 핵추진동력을 사용하며 기존 니미츠급 항모에 적용한 기술보다 진보한 신기술을 사용한 원자로가 탑재될 예정이다.

현재 차세대 항공모함의 후보로는 두 가지 모델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최초의 차세대 항공모함은 2006년에 건조를 시작, 2013년에 취역할 예정이다. 아직 세부설계에 대한 검토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9.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