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이야기 : 나는야 '빨간 마후라'

전투 조종사. 멋진 썬글라스를 끼고, 시원하게 하늘을 날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하늘의 용사 ‘빨간 마후라’. 하지만, 이러한 멋진 모습 뒤에는 숨겨진 조종사들의 노력이 있으니! 이번호 뉴스레터에서는 전투조종사들의 일상 생활 모습을 공개합니다.


07:30 이제 대대로 출근할 시간이다. 윗집에 사는 동기 녀석은 9시30분 비행을 위해 집을 나선지 벌써 한시간 반이 지났다. 비행전에 이뤄지는 2시간의 비행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서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은 6시에 비행을 해야 하는데...아이구 그럼 4시까진 대대에 가야 하잖아.

07:45 대대에 들어와서 처음 하는 것은 건강체크, 그날 그날의 몸상태를 꼼꼼히 적는다. 비행은 자동차 운전과는 달리 3차원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제 잠도 잘 잤고 특별히 컨디션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건강체크를 마치고 대대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간다



08:00 대대 브리핑의 시작, 당일 기상상황과 그날의 주요 임무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 받는다. 그날 비행의 성패가 이 대대 브리핑에 달려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대대 브리핑 시간엔 모두다 진지한 자세로 브리핑에 임한다.




09:00 비행만이 내 업무의 전부는 아니다. 안전 순찰 요원으로서 나는 비행이 없는 시간을 틈타 재빨리 대대 구석구석을 점검한다. 빨리 끝내고 새로 들어온 한조종중위의 ‘사격의 기본원리’공부를 도와주러 가야 하는데…





12:30 14:00에 이륙하는 우리 비행 편조원이 모여 비행브리핑을 시작한다. 조그마한 실수도 치명적인 사고로 번지는 비행사고를 막기 위한 필수코스. 비행기를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시동을 끄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초단위라면 과장이고 거의 분단위로 체크하고 계획을 완성한다.



13:10 이제 비행준비다 장구를 착용하고, 비행기의 외관을 점검하고 비행기에 탑승해서 시동을 걸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0여분, 특히 비행기의 외관 점검은 철저히 한다. 비행기의 외관은 단순한 겉모양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과 연관된 문제이기에




15:00 착륙했다. 오늘도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내려왔지만 갑작스런 기상의 변화로 계획된 기동중 한가지를 하지 못하였다. 다른 대대원들을 모두 운동을 하러 나갔지만 우리 편대원들은 남아서 디브리핑을 가지며 비행중 있었던 일들을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정리한다. 우리는 축적되지 않는 경험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6:00 드디어 디브리핑이 끝이 났다. 정대위는 기지 구보를 한다고 나갔고 나는 대대내 헬스기구를 이용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조종은 기술 뿐 아니라 체력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체력을 길러 두어야 한다.




17:30 운동을 마치고 대대를 나선다. 야간 비행을 위해 남은 동기들과 야간 근무를 위해 남은 후배 장교와 인사를 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목욕탕으로 향한다. 맥주라도 한잔 마시면 기분이 딱 좋겠지만 내일은 정말 새벽같이 나가봐야 하니 일찍 들어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 출처 : 공군=밀리터리 리뷰, 2003. 11.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