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을 땅에 디딘 존재이지만, 인간은 단 한번도 하늘을 날고자 하는 숙원을 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밀랍으로라도 날개를 붙여 하늘을 날고자 했던 희망은 1903년 12월 17일, 미국의 라이트 형제에 의해 실현되었습니다.

이때 비행한 기체는 4기통 13마력 짜리 가솔린 엔진이 달린 “플라이어(Flyer)”란 이름의 복엽기였습니다.

기체의 길이는 36m이었으며, 최초의 비행시간은 12초라고 합니다. 이날 라이트 형제는 비행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동전던지기를 하였으며, 이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한 사람은 단 5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후 1939년 독일 시콜스키사의 제트기 실험, 54년 보잉사의 제트비행 성공, 72년 F-15의 처녀비행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유인우주선 시대를 개척하여 인간이 달 도착에 성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라이트 형제를 넘어, 새매호 날다


이러한 비행기 개발 역사 속에 우리나라 공군에서 이미 1970년대에 단독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 비행기가 새매(PL-2)호 입니다.

공군에서는 초등훈련기 국산화를 통해 비행기 자체 개발의 업적을 이루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당시로선 획기적인 초등훈련기 개발 프로젝트, 일명 “새매계획”을 출범시킵니다.

공군 수리창에 근무하던 김성곤 대령(공사 2기, 72세)을 비롯한 공군 기술진이 2년여의 연구 끝에 왕복엔진을 장착하고 안정성을 가미한 새매호를 1972년 7월 28일에 제작 완료하였습니다. 새매호는 길이 5.97m, 높이 2.46m, 추력 150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작 다음날 사령관이 직접 시승비행



새매호는 공군의 역사적인 비행기 개발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 다음날 시승비행(현재의 시험비행)을 당시 군수사령관이 직접 실시하여 비행기 개발의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후 주영복 공군참모총장의 시승비행을 거쳐 73년 4월까지 총 4대를 제작하였으며, 1973년 5월엔 국방장관 및 공군참모총장 참석 하에 제작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렀습니다.

지금은 비행기 개발 사업의 경우 대체로 민간항공업체에서 연구, 조립, 생산하는 체제입니다. 이에 비해 공군 자체의 기술력과 추진력으로 제작된 새매호는, 이후 정부와 군의 연락용, 그리고 조종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인 초등 비행훈련용으로 많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비행기가 도입되기까지 새매호는 약 22년간 우리의 하늘에서 활약했으며, 지난 95년 3월 명예롭게 퇴역하였습니다. 현재 새매호는 공군사관학교 항공기 전시장에 전시되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출처 : 공군뉴스레터 2003. 12. 18 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