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사고 속에 기꺼이 몸을 던져 생명을 구하는 119 구조대원과 소방요원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공군에도 이러한 소방요원들이 있습니다. 최첨단 기술 집약체인 항공기를 비롯한 각종 정밀 부품을 보유한 공군, 여기에 은빛갑옷을 입고 화마(火魔)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기지를 지키는 항공소방병들입니다.


24시간 ‘대기(Ready)’속에 긴장과 보람을 동시에 느껴

항공소방병이 되기 위해선 공군에 입대하여 소정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항공소방’ 특기를 받아 4주간의 초급 교육을 이수한 후 비행단 소방구조중대에 배치되어야 됩니다.

항공소방병의 평상시 임무는 ‘대기(Ready)’입니다! 항공소방병과 소방차 운전병이 4인 1조로 정해진 장소에 세워놓은 소방차 안에서 긴장된 눈빛으로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넓은 활주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대기조가 아닌 장병들도 소방구조중대 건물 내에 마련된 별도의 비상대기실에서 또 다른 화재나 구조요청에 대비하여 ‘대기’합니다. 마치 도약을 위해 움츠러든 용수철처럼, 언제든 불과 맞서 싸우기 위해 근무시간에는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고 '전투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을 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아예 불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겠죠? 넓은 비행단 전역을 샅샅이 돌며 각종 소방시설을 점검ㆍ관리하고, 각종 전열기 등 화재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합니다.


넓디 넓은 비행단 어느 곳이라도 3분이내 출동

어떠한 종류이든 '사건'이 발생하면 비로소 항공소방병들의 신속한 활약이 펼쳐집니다. 일단 ‘상황’이 발생하면 활주로는 물론 비행단 어느 곳이라도 3분내에 출동하여 위험한 상황에 맞서 화재를 진압하고 생명을 구조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뿐인가요? 소방구조중대의 담당구역은 기지 안으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민간 화재 발생시 진압 지원...대민 유대강화

2003년 2월 강릉 경포대의 횟집 상가 대화재 사건 당시, 2시간여의 사투 끝에 불길을 잡아 낸 건 다름아닌 18전투비행단 항공소방중대였습니다. 이처럼 민간 지원활동도 항공소방병들의 주요한 임무입니다.

당시 출동했던 항공소방병 이상홍(23세) 병장은 이렇게 회상합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가 밀집지역에 불이 번져 있었습니다. 곳곳에 날름거리는 불길 속에서 LPG 가스통에까지 불이 붙어 타오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정말 위험하고 두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동안의 훈련에서 배운 대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보호장구를 갖추고 조직적으로 신속하게 진압에 나섰습니다. 마침내 아무도 다친 이 없이 돌아오는 길, 웬지 개선장군의 기쁨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보람 때문인지, 전역후의 진로 역시 소방관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국방의 의무로 처음 군문에 들었지만, 프로정신으로 똘똘 뭉쳐 오늘도 소방차 안에서 빛나는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대기하는 항공소방병들. 이들의 노력과 보람이 계속되어 '비상대기상황'이 영원히 '대기'로만 끝나기를 기원합니다.



< 출처 : 공군뉴스레터 2003. 12. 25 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