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경보통제기 도입

항공자위대는 1993년 예산에 조기경보통제기 E-767 2대의 구입예산을 편성했다. 소요경비는 약 1148억 엔으로 93년 예산안에서 단일기종으로는 F-15기 4대의 구매가격 547억4100만 엔을 크게 상회하는 금액이다.

항공자위대로서는 90년에 책정된 91년부터 95년까지의 5년 간을 대상으로 하는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서 4대의 도입을 계획한 것이 드디어 실현되게 되었다. 항공자위대는 E-3을 92년에 발주하기로 방침을 굳히고 있었으나 보잉사가 E-3의 기반이 되는 B-707 생산라인을 폐쇄하려고 해 조기경보통제기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보잉사가 대안으로 제시한 B-767은 동체가 굵은(wide body) 여객기이므로 기내 공간은 E-3보다 넓다. 그리고 장거리용(ER형)을 기본으로 한다면 항속거리도 충분히 길게 얻을 수 있다. 대형 장거리형이라면 747-400형이 좋지만 지나치게 크다. 또한 새로 개발하는 767 조기경보통제기 가격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였다. 방위청에서는 E-3 가격을 약 325억 엔으로 보고 있었다. 이 가격은 영국 ·프랑스 공군에 납품한 것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보잉사는 설명하고 있다. E-3 가격으로서는 표준적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767을 개조한 조기경보통제기 가격은 600수십억 엔이었던 것 같다. 그 가격은 방위청의 예상가격과 두 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게 되므로 그대로 수락할 수 없었다. 때문에 방위청은 당초 예정했던 92년의 발주계획을 보류하고 조사비 약 800만 엔을 계상하는 것에 그쳤다.

방위청은 767 조기경보통제기 가격을 교섭했는데, 교섭은 오래 끌었다. 이 때문에 93년의 예산요구에서도 조기경보통제기의 조달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다가 최종적으로 보잉사가 가격 인하안을 제시함으로써 쌍방이 서로 접근했고, 93년 예산에 추가 요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대장성의 전면 사정을 받았다. 최초 예산 요구에 편성할 수 없어 추가 요구를 한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전면 재상정된 것은 이례적이었다.


AWACS 도입 이유

B-767을 개조한 조기경보통제기는 방위청의 예산 관계자들에게 E-767로 가칭되고 있었다. E-767기의 추가 요구에 대해 방위청은 다음과 같은 성명문을 발표했다.

◆ 개요

93년 예산에 계상할 조기경보통제기 2대분의 경비를 대장성에 추가로 요구했다. 조기경보통제기는 미국의 협력도 얻으면서 여러 가지 항공기의 추적 가능성 및 타당성을 검토, B-767 개조형이 최적 기종이라고 판단해 선정한 것이다. 추가 요구에 소요되는 경비는 항공기 구입비 약 1140억 엔(그중 5년도 세출액 약 5억 엔, 1기당 요구액 약 570억 엔) 및 관련 경비 약 8억 엔(그중 5년도 세출액 약 2억 엔)이다.


◆ 조기경보통제기의 필요성

전수방위를 추진하는 일본으로서 정보수집 기능의 일환으로 조기경계감시 기능을 충실히 함은 유사시 ·평시를 불문하고 대단히 중요하다. 이 때문에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있어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장비하기로 했다. 조기경보통제기는 뛰어난 항속 성능 ·경계감시 능력 등으로 광범위한 작전범위를 갖고 있어 계획적인 초계 등을 실시함으로써 일본 주변 해 ·공역에 있어서의 정보수집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사일 성능 향상 등 항공군사기술의 발전 추세로 보아 상대적 취약성이 늘어나고 있는 지상의 경계관제 조직에 덧붙여 생존성이 뛰어난 공중경계관제 기능을 보유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조기경보통제기 도입이 검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2C를 장비하고자 했을 때에도 후보기로서 거론되었는데 선택되지 않았다. 79년 방위청은 `조기경보통제기의 도입에 대해서'라는 문서에서 E-3가 아닌 E-2C를 채용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본래 전술합동작전의 지휘통제용으로서 작전사령부 ·전투지휘소 등의 대체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저공침투에 대한 대처라는 한정된 운영요구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중량이 약 150ｔ이나 되는 대형 제트기이므로 비행장의 대폭적인 개수를 필요로 한다.
E-2C와 E-3A의 단가를 비교할 경우 초기 부품을 포함해 E-2C는 약 85억 엔, E-3A는 약 290억 엔으로 E-3A가 E-2C에 비해 훨씬 고액이다.

즉 “능력이 필요 이상 너무 높고 기체가 너무 클 뿐만 아니라 가격이 비싸 안된다”라고 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15년이 지난 후 일본의 국력과 국제적 상황 ·무역수지 등 여러 관련 요소가 변화했기 때문에 조기경보통제기 도입으로 연결된 것인데, 한 번 각하되었던 것이 부활했다는 것과 E-2C를 13대나 보유하고 있는데 조기경보통제기를 도입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공군사관학교 교수 권재상 대령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9.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