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괄적인 우주정책 목표를 수립해야

지난 19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로켓을 발사했을 때만해도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우리 기술자들은 무엇을 했느냐는 질타가 연이어 나왔으며 현재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저궤도위성 발사체(KSLV-1)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에는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가 무덤덤해 보인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우주개발정책은 무엇이고, 우리의 우주개발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사업에 연간 약 2,000억원 이상의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으나 우주기술개발 및 영상데이터의 제한적 활용 정도가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불행하게도 아직 우주개발을 통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는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향후 우리의 우주정책 목표는 국가안보와 안전, 경제적 실익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주강국들의 틈바구니에서

다음은 우주강국의 틈바구니에 있는 우리의 우주안보를 위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살펴보기로 하자.

중국과 일본은 수많은 우주자산을 이용하여 우리의 안방까지 훤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아직 많은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제한적으로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이 시점에서 우리의 우주안보나 이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물론, 지금 당장 유인우주선을 개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우리도 최소한의 전략적 우주정보 획득체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은 21세기 우주전에 대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 나가는 이 순간, 우리만 언제까지나 우주공간을 달나라 토끼 보듯 할 수는 없지 않은가?


■ 범 국가차원의 초대형 우주개발사업

중국이나 일본이 우주분야에서 이렇게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우주개발사업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여 지원체계가 단일화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주개발사업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유아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부처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체계적이며 종합적인 우주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통치자의 정책결정기구로서 『국가우주위원회』의 신설을 제안해 본다. 또한 국가우주위원회의 산하 집행기관으로서『국가우주국』의 설치를 통해 범 국가차원의 초대형 우주개발사업에 대해 조직적, 체계적 지원 방안을 수립하여 한정된 국가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하겠다.


■ 대한민국 국가우주계발계획의 미래

또한 현재 과기부에서 주관하여 추진 중인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은 임무지향적 연도별, 단계별 계획으로, 우주개발사업을 통한 국가의 비전 제시나 산업화 전략 등이 부족해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나 산업체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현행의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은 범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우주개발을 통한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의 전향적인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국방부는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는 우주산업화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부는 핵심 전략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밖의 정부부처들도 구축된 우주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이런 방식의 다목적적이고 통합된 국가우주개발계획일 것이다.

< 출처 : 월간공군 2004년 3월호 >